매일신문

현장보고-몽골

참혹한 몽골. 그 현장을 dpa통신 기자가 다녀왔다. 다음은 그 현장 보고."눈이 이처럼 쌓였었지요". 수카바타르는 자기 손을 가슴까지 치켜들며 말했다.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그는 인생에 큰 만족감을 느끼던 사나이였다. 당시 그는 염소.양.소.말 등 200마리의 가축을 기르고 있었다. 그의 삶은 그 몇년 전부터 꾸준히 나아져 왔다. 돈도 모여 자신의 자랑이자 기쁨이 된 붉은색 러시아제 오토바이를 한대 사기도 했다.

그러나 돌연 작년 겨울 혹독한 한파가 엄습했다. 몽골의 광대한 평원은 눈과 얼음으로 덮어버렸다. 가축들은 먹이를 찾지 못하고 깊은 눈 속에 갇혔다. "내 아내는 지난 겨울 거의 내내 울었어요. 우리 가축이 한 마리 죽을 때마다 그녀는 울었죠".

수카바타르의 가축 중 약 절반이 겨울을 이겨내지 못했다. 몽골 적십자사는 적어도 220만 마리의 가축들이 지난 겨울 중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전체 인구의 약5분의1인 50만명이 지금 굶주리고 있다.

지금은 그 시련의 겨울이 지나가고 봄. 하지만 수카바타르의 말들은 아직도 사람이 올라탈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한 상태이다. 어린 새끼들은 젖을 먹지 못한다. 어미에게서 더이상 젖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가축들도 너무 허약해 한창 자라나고 있는 신선한 봄풀을 뜯어먹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가축들이 죽게 될 것이다. 가축도 일자리도 없는 상황. 다음 차례는 사람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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