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회전목마-일 기업 우익단체 자금 상납

신일본제철, NTT 등 약 100개의 일본 대형기업들이 우익단체 대표가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재단법인에 정기적으로 자금을 상납하고 있음이 밝혀졌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22일 보도했다.

98년 한해동안 총액 약 7천만엔이 회비 형식으로 상납됐는데 지난 97년까지는 전국에서 약 150개 기업이 연간 1억수천만엔을 납부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정치문화연구소'라는 이 단체는 극우조직인 '소화유신연맹(昭和維新連盟)'의 대표인 니시야마 히로요시(西山廣喜.77)씨가 이사장 직책에 앉아있다. 일본 경찰청은 내부적으로 니시야마가 광역폭력단 즉 야쿠자와의 연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재단법인은 문부성 담당 부서에 의무적으로 재단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연락조차 없어 유령단체라는 의혹도 사고있다.

일본의 내로하라는 대기업들이 상대 단체의 사업내용도 파악치 않고 다만 정재계의 막후에서 영향력을 가진 '우익의 거물'이 대표로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줄줄이 거액의 회비를 계속해서 바쳐왔다는 것.

'일본 국민의 역사적 주체성에 관한 구체적 조사연구를 행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1967년 설립된 이 단체는 관련책자를 연간 수회에 걸쳐 발행, 각 기업에 배부해 왔다고 한다.

노무라(野村)증권, 미쓰비시(三菱)그룹 등이 우익단체의 사주로 주주총회에서 방해 책동을 벌이는 '총회꾼'들에게 금품을 뜯긴 사건이 1997년 발생하자 우익단체에 대한 자금제공을 비판하는 소리가 높아졌다. 이를 계기로 우익단체에 회비납부를 거부하는 기업이 늘어났으나 아직도 100여개 기업들은 발목이 잡혀있다.

일본의 우익단체들 가운데는 70년대말 야쿠자 폭력조직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정치단체로 탈바꿈한 경우도 많다.

朴淳國 편집위원 toky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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