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벤처기업인 이놈텍(대표 권기형·대구시 중구 봉산동)이 2002년 월드컵 마스코트인 '아트모(atmo)'를 두고 FIFA(국제축구연맹)와 도메인 분쟁을 벌이며 세계 굴지의 법률회사인 미국 '브라운 앤 우드'를 법률 대리인으로 내세워 법적분쟁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12월4일 이놈텍이 미국의 '플로리다 인터넷 마케팅'사로부터 5만달러를 주고 아트모 도메인(www.atmo.com)을 사들인데서 비롯됐다.
FIFA와 마케팅 대행사인 ISL이 같은 달 1일 월드컵 마스코트로 아트모를 발표할 당시 이미 아트모 도메인은 포르노 사이트용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월드컵 개최국으로써의 이미지를 망칠 수 없다고 생각한 권 대표는 경매사이트를 통해 도메인을 확보했고, 현재 아트모 도메인을 보유하고 있다.
FIFA측은 지난달 8일 미국 피니건사를 법정대리인으로 내세워 세계지적재산권협회(WIPO)에 아트모 도메인의 분쟁조정 신청을 제기하는 한편 뉴저지주 지방법원에 지난달 27일을 법정 출두시한으로 못박아 이놈텍을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대부분의 경우 법정 시한까지 관련 서류를 구비하지 못해 도메인을 고스란히 빼앗기는 것이 상례. 이놈텍은 지난달 20일 공식 업무 조인식을 가진 '브라운 앤 우드' 법률회사에 도움을 청했다. 380여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브라운 앤 우드는 세계 17개국 지점에서 108개 대형회사를 고객으로 둔 초대형 법률회사로 이놈텍이 추진 중인 다단계 형태의 인터넷 쇼핑몰인 'i3shop'에 관심을 갖고 모든 법률 대행을 맡기로 한 상태였다.
브라운 앤 우드는 우선 출두시한을 이달 5일로 늦췄으며, 다시 한달간 재판 연기신청을 했다. 속전속결로 처리하려던 피니건사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이놈텍 한 관계자는 "최근 피니건측이 법적 분쟁 대신 대화로 해결하자고 제안,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당초 이놈텍은 FIFA 등이 월드컵 준비에 소홀한데 대해 개최국인 한·일 양국과 세계 축구팬들에게 사과하면 무상으로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힌 만큼 지금이라도 이를 인정하면 공식 절차를 통해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보였던 지역 한 벤처기업과 세계적 기구인 FIFA간 도메인 분쟁은 이놈텍의 마케팅력에 힘입어 '브라운 앤 우드'가 가세함으로써 어떻게 결론이 날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金秀用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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