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물 350여점 로마서 전시회

'클레오파트라'를 재현하는 전시회가 전세계 주요 박물관에 소장된 클레오파트라 관련 전유물 350여점을 모은 가운데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막,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이 전시회는 내년 2월까지 계속된다. 전시장소는 '빠라쪼 루스뽈리(Palazzo Ruspoli)'.

이 전시회의 특색은 시저, 안토니우스 등 당시 로마를 움직였던 사람들과 연정을 나눴던 이집트 여왕으로만 인식돼왔던 클레오파트라를 매우 치밀한 정치지도자로 묘사하는데 있다.

주제의식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것은 화려하게 장식된 동굴형 황금방 안쪽에 놓여진 소형 형상. 양주먹을 굳게 쥐고 입을 다문 채 앞을 응시하고 있는 클레오파트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머리장식에 새겨진 세 마리의 코브라도 정치적 상징물로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시저와 안토니우스로부터 돌려받은 영토를 뜻한다는 것.

대영박물관의 수전 워커씨는 "남자를 유혹하는 여인으로서의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와 클레오파트라의 연인들을 신뢰하지 않았던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때문에 과장되게 부각된 얘기"라며 "진지한 정치적 지도자로서의 클레오파트라는 무시돼왔다"고 말했다.

클레오파트라는 기원전 51년, 18세의 나이에 이집트 여왕에 올랐다. 그녀가 등극했을 당시 이집트는 로마지배로 넘어갈 위기에 처해있었고 그녀는 로마 지도자들을 포섭한 뒤, 그들의 자식을 가짐으로써 2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권좌를 유지했다.

전시회 주최측은 대영박물관, 카이로의 이집트박물관, 알렉산드리아의 그레코 로만 박물관 등으로부터 모두 350여점을 모아 전시회를 열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녀가 로마에 얼마만큼 큰 영향을 미쳤는지도 조형물을 통해 보여줄 계획이다. 역사가들에 따르면 클레오파트라로 인해 로마사람들이 나일강 유역의 풍경을 담은 장식을 집벽에 그려넣는 등 로마에서 '이집트 열풍'이 불기도 했다는 것. 실제로 현재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는 곳곳에 이집트 유적이 남아 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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