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송 20주년 맞는 '전원일기'

화면 가득히 펼쳐지는 농촌마을. 마을 한가운데로 뚫린 길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져온 계절의 파편. 그 가운데 펼쳐지는 농촌 사람들의 꾸밈없는 대화. 한국 TV사상 최장수 드라마인 MBC TV의 '전원일기'가 이번주 방송 20년을 맞았다.

1980년 10월21일 '박수칠 때 떠나라'(극본 차범석, 연출 이연헌)로 첫 방송을 시작한 지 20년. 강산이 두번이나 변한다는 세월이지만 '전원일기'는 변함이 없다. 최불암 김혜자 정애란 김용건 고두심 유인촌 김수미 박은수 등 주요 등장인물들은 그 숱한 세월동안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들의 자연스럽고 완벽한 호흡은 전원일기가 스테디 드라마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도록 한 비결. 20년 세월동안 이연헌 PD에서 현재의 권이상 PD에 이르기까지 13명의 연출자, 차범석에서 현재의 이은정 김인강 황은정 등 10여명의 작가가 계보를 이었다. 수많은 작가와 연출가를 거쳐가면서도 '전원일기'는 고유의 색채와 성격을 유지하며 농촌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도시사람들에게는 고향의 푸근함과 아련한 향수를 선사하며 인기를 누려왔다. 한국의 전통적 대가족제도의 마을 이장댁을 중심으로 가족의 효와 따뜻한 인간애를 다룬 기조도 면면이 이어져왔다.

요즘 등장인물들의 연령대는 달라졌지만 기존의 인물틀은 유지되면서 3세들을 통해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회장(최불암)의 큰손자 영남(남성진), 일용의 큰딸 복길(김지영), 요익의 아들 수남(강현종) 등이 성장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한편으로 현대식 주택과 각종 생활 편의 시설, 교육과 정보화로 인해 도농간의 격차가 좁아지면서 '전원일기'에도 이같은 변화가 반영되고 있는 것은 달라진 점. 무대도 경기도 양주군 일영면 삼아리에서 양평군 강하면 성덕리와 충북 청원군 문의면 두모리를 거쳐 현재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마을), 남양주시 화도읍 마석우리(읍내), 남양주시 조안면 조안리에서 촬영되고 있다.

22일 조선일보 마라톤 생중계 관계로 결방된 '전원일기'는 오는 29일 오전11시 제982화 '친정어머니의 비밀'을 방송할 예정이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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