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리고 나면 성큼 다가오는 계절 겨울.이맘때가 되면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IMF한파가 온나라를 떨게 했던 97년 겨울. 천직인줄 알고 다니던 병원도 예외없이 문을 닫아야만 했고 졸지에 실업자가 된 나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짐을 싸서 병원을 떠나려는 순간 자주 가던 식당 아주머니께서 갑자기 나를 부르는 게 아닌가. 아주머니는 "총각 이 돈 많지는 않지만 내 성의이니 이걸로 차비나 하고 따뜻한 밥이라도 사먹어. 아직 젊으니까 너무 절망하지 말고 용기를 내서 앞으로 더 열심히 살면 좋은 날이 올거야" 하면서 내 손에 5만원을 꼭 쥐어 주셨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고 당시 삭막하게만 보였던 세상이 그래도 한번 용기를 내서 살아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아주머니도 형편이 넉넉해서 나에게 그 돈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혼자서 둘 아이를 키우시면서 힘든 식당과 살림을 꾸려나가면서도 실직한 나에게 용기를 주려고 쌈지돈을 준 것이었다.
그 때 그 아주머니의 모습과 조언이 아직까지 큰 힘과 용기가 된다.
나 역시 언젠가는 그 아주머니처럼 누구에게 용기와 따스한 정을 베풀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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