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노무현장관 발언 파장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에 대한 노무현(盧武鉉) 해양수산부장관의 '기회주의자' 발언이 당 지도부 개편을 계기로 뒤숭숭한 분위기의 당내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김 대표측은 22일 "노 장관이 국정을 안정시켜야 하는 마당에 도리어 불안을 조장하는 처사"라고 받아쳤으나 김 대표의 '정체성'을 문제삼아온 측은 "노 장관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동조, 김 대표체제 착근과정에 진통이 따를 것임을 시사했다.김 대표는 이날 오전 당4역회의에 앞서 이에관한 질문을 받고 '허허' 웃으며 "내가 기회주의자인지 아닌지는 여러분이 잘 알 것"이라며 "약주를 드시고 하신 말씀인데 이런 데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점잖게'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에 앞서 그는 인천에서 인천기독총연합회 초청특강 자리에서 노 장관의 발언을 비롯한 당내 '정체성' 논란을 의식한 듯 "41세에 판사를 그만두고 11대 국회에 등원, 정치에 입문했으나 중요한 것은 언제 정치를 시작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정치를 했느냐"라고 자신에 대한 일각의 비판을 일축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노태우(盧泰愚) 대통령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할 때는 국회에서 여당의 날치기 운영이 한번도 없었다"고 자신의 정치이력을 내세웠다.

김 대표는 또 "97년 대선때는 김대중(金大中) 후보의 대선전략자문회의 의장으로서 정권탄생에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그후에도 지역감정이 첨예한 상황에서 국민화합과 동서화합 전도사라는 각오로 일했고, 지난 총선에서도 어려움속에 경북 울진에 출마했었다"며 "앞으로도 지역·국민화합 및 당화합을 위해 일관되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한 측근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도시락을 먹으며 각료들과 경제살리기에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여당대표에 대한 노 장관의 첫발언이 잿밥에 관심이 있는것처럼 들린다"며 "그런 발언을 하려면 장관을 그만두고 나와 지역구에 가서 해야한다"고 반박했다.

다른 한 당직자도 "이제는 정체성 시비보다 여당으로서 국정을 안정시키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한편 민주당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이 23일 김중권(金重權) 대표를 '기회주의자'로 비판한 노무현(盧武鉉) 해양수산부 장관을 강력하게 성토하고 나섰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공무원 신분으로 있으면서 집권당 대표에 대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그것은 김중권 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임명권자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 대한 도전행위"라고 노 장관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나도 14년간 공무원을 해봤지만 현직 공무원 신분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노 장관을 갈아치워야 한다고 아우성이며, 일부 의원들은 국회 5분발언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말까지하고 있다"며 노 장관의 '거취문제'를 거론하기까지 했다.

박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사무총장으로서 당의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말일 수도 있지만 일각에선 김중권 대표체제 출범과 관련한 당내 불만에 대해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된 '경고'의 의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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