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못한채 주도권을 외국인들에게 완전히 넘겨줬던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증시 반등과 함께 적극적인 매수를 모색하고있다.
기관투자가들은 그동안 신규자금의 유입이 부진한데다 투자자들의 간접 투자 상품에 대한 불신 등이 겹치면서 주식을 내다 팔기에 바빴다.
실제로 올들어 지난 27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4조4천615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하는 동안 기관들은 1조7천479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 1월과 5월 두차례 있은 국내 증시의 단기 랠리에서 기관들은 '관객'일 뿐이었다. 그러나 최근 증시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기관들의 자산 운용도 '안전'보다는 '수익'으로 초점이 바뀌고 있다.
기관들은 아직 '실탄'(신규자금)이 풍부하지 못해 적극적인 주식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목하 채권 매수세를 줄이면서 주식 매도 규모를 줄이고있다.
기관 가운데 현재 주식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은행이다.
은행들의 주식투자 규모는 98년 한때 5조원에 달했지만 증시 폭락과 함께 지난해 5천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최근 국민은행의 경우 고유계정 기준 주식투자 비중을 지난해말보다 40% 늘린데 이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우는 등 시중은행들은 주식투자 규모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내 주요 투신사들도 최근 종합지수 600선을 넘어서면서 주식형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되자 다음달부터는 주식형 펀드 마케팅을 재개하기로 했다.대한투신은 6,7월 두달간 1조원 규모의 주식형 펀드를 모집할 계획이며, 한국투신도 스위스 UBS자산운용과 함께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1조원 규모의 코리아 펀드를 다음달 발매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경우 내달중 투신사를 통해 6천억원을 증시에 투입하는 한편 직접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체신보험도 이미 투자한 1조5천억원이 대부분 손실을 만회함에 따라 앞으로는 자금을 추가 투입하기로 하는등 연.기금들도 주식시장 비중 확대를 모색하고있다.
기관투자가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맞춰 시중 자금이 증시로 속속 돌아오고 있다. 이달 들어 투신사의 채권형 상품의 증가세가 둔화되고있는 반면 주식형 펀드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투신사의 주식형펀드는 지난 3월 736억원 감소했지만 4월과 5월에는 각각 770억원, 643억원씩 불어났다.
증시전문가들은 채권보다 주식이 투자에 유리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시중자금이 채권에서 이탈해 주식으로 움직이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LG증권 윤항진 애널리스트는 "금리 저점 통과로 채권수익률이 하락하면서 1, 2월과 달리 채권투자에 대한 기대수익은 낮아진 반면 주식시장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 위험이 축소되고 있다"며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이동이 강화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증시가 대세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려면 '외국인 매수, 기관매도' 기조에서 벗어나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매수하는 '쌍끌이 장세'가 재현돼야 하는데 기관들의 이같은 움직임이 '쌍끌이 장세'를 앞당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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