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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여야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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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선거법 위헌 판결과 중앙선관위의 각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실사로 여야 정치권이 어수선하다. '언풍(言風)' 정국에 당력을 집중해온 여야가 그동안 내버려 두다시피한 선거법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다뤄야하는데다 국고보조금을 물쓰듯 해온 관행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여야는 각 당의 정치개혁특위를 재가동, 핵심쟁점 사항에 대한 점검에 들어가기로 하는 한편 선관위에 제출한 회계보고서의 내역과 각 당이 비치하고 있는 회계장부 및 관련서류 등과의 일치여부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선거법 개정 문제만 해도 인물과 정당에 대한 투표가 분화될 경우 가져다줄 파장을 의식해서인지 협상 방식과 논의 내용, 여야간 창구 및 시한, 해체된 국회 정개특위의 재구성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꺼리고 있다. 상대방 눈치만 보고 있는 셈이다.

헌재의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던 한나라당은 오는 23일 당 정치개혁특위를 연다고 밝혔으나 "여야 협상을 통해 결정하되 당내 신중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며 여당에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선거법 개정이 자연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1인2표제를 고수키로 했지만 야당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격'인 개정안 협상에 제대로 응할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공동여당인 자민련과 민국당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협상속도가 늦어지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상황이다.

선관위의 국고보조금 실사에 대해 마음을 놓지 못하는 것은 여야가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중앙당 지출내역을 중심으로 거래내역의 사실여부를 조사한 선관위는 19, 20일에는 각 당을 직접 방문, 지출상황을 조사했다.

모 정당 관계자는 "회계장부와 관련 부속 서류를 이잡듯 뒤졌다"며 "준비에 만전을 기했으나 결과가 어떨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선관위가 "정치자금지출이 관계 규정을 준수하는 회계사무 처리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관계법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여야 모두 상당한 부채로 빠듯한 살림을 살고있는 판에 위반사항이 적발될 경우 보조금의 지급중단 내지는 감액조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헌재의 판결과 선관위의 실사가 극단으로 치닫던 대치정국을 진정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처럼 당리당략에 매달려 득실을 재다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선거법을 고칠 경우 여론이 들끓을 것이 뻔한데다 금기사항처럼 여겨온 정치자금 문제에 여야 모두 자유롭지 않은 탓이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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