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축의 날 국민포장 주부 김복자씨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저축부터 하고 남은 돈을 써야지요" 30일 저축의 날을 맞아 국민포장을 받은 주부 김복자(35.대구시 서구 평리동)씨는 '저축왕' 비결을 털어놓으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김씨가 저축에 매달린 것은 가난의 수렁을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87년 결혼식을 앞두고 남편 임환웅(42)씨가 교통사고로 1년 정도 병원신세를 지면서 생계를 떠맡은 김씨는 친척에게 빌린 350만원으로 단칸 전세방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쌀 한 톨도 아끼고 10원짜리도 한푼 두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김씨의 저축 비법은 우선 저축액을 정해놓은 뒤, 모자라는 돈은 부업을 해서 충당하는 것. 저축을 많이 해 생활비가 모자라면 밤을 새워 밤까기와 양산꿰매기 부업에 나섰다. 매일 밤 4포대를 손톱이 빠지도록 까고 양산 꿰매기도 하루에 50개씩 했다.

악착 같은 저축열 덕분에 90년에는 두칸짜리 전세방으로 옮겼고, 남편의 사업도 궤도에 올라 4년 뒤인 94년엔 꿈에 그리던 내집마련에도 성공했다. 현재 40개가 넘는 김씨의 통장엔 3억8천여만원의 예금이 들어있다.

5년전 동네 통장을 맡은 김씨는 평리4동 새마을금고 저축홍보위원을 맡아 주민들에게 저축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홀로노인 4명을 찾아 목욕을 시켜주고 백혈병 어린이 돕기에 100만원, 교육사업에 400만원을 내놓는 등 봉사.자선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자녀들에게 항상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김씨는 "결혼하고 나서부터 줄곧 써온 가계부를 볼 때마다 어려운 시절이 떠올라 조금도 낭비할 수 없다"며 "근검절약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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