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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포피리아와 마늘

요즘 신문기사나 인터넷을 보면 '기능성'이라는 말이 안 들어가는 데가 없는 것 같다. 기능성식품, 기능성화장품, 기능성의류 등으로 그야말로 기능성제품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더구나 바이오기술 산업의 혁신적 물결을 타고 신소재 물질의 연구개발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기능성제품은 특히 식품산업에 엄청난 모티브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사회의 발전과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인간의 건강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서 비롯되는 것 같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묻는 한 설문조사에서 대상자의 60%가 건강을 꼽을 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질병의 치료보다는 예방요법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기능성제품은 일본을 중심으로 전문적 연구가 시작되었고 미국은 '디자인푸드'라는 용어로 전세계적으로 파급되면서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의 예로 자일리톨을 이용한 제품이 제2의 껌 전성기를 불러왔다. 캔디류에서는 인삼과 허브, 아이스크림류는 저칼로리 유지소재의 제품들이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이제 식품은 영양적 기능과 기호적인 기능을 넘어섰다. 3차적인 생체조절기능에 따라 소비자들은 기능성식품이라면 왠지 다른 식품보다 건강에 더 좋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마저 갖는다. 그러나 맹신은 금기이다.

'포피리아' 라는 유전병을 가진 사람들은 마늘을 가까이 하고 햇빛에 노출이 되면, 볼품 사나운 물집이 생기고 눈곱 덩어리가 생기며 손털이 길게 자라면서 뱀파이어처럼 된다. 항암에 뛰어난 효과를 지닌 마늘일지라도 이 유전병에서는 독약이 된다. 그래서 효능과 작용기전들이 정확히 밝혀지고 성인병과 식품성분과의 관계가 규명되어야 한다.

건강하게 장수하고 싶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신소재 물질 및 기능성제품은 전세계적으로 바이오산업을 주도하면서 크게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기능성을 더욱 향상시키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는 사랑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 나누면서 느끼는 행복이 훨씬 더 효과적이며 이는 과학적으로도 머지않아 증명이 될 것이 확실하다.

이인선(계명대 전통미생물자원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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