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별(靑春之星)'이 전국의 한국 드라마 마니아들에게 추천하는 가을철 대선물! '한국 드라마 풍운(韓劇風云)' 호화판…. 10대 우수 한국드라마와 10대 고전 드라마 및 20대 가장 매력적인 배우들, 여기에 5대 한국영화 추천. 당신이 알고 싶은 것 여기 모두 있음: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것도 여기에 있음'.
지난해 12월호 중국 연예잡지 '청춘의 별(靑春之星)'에 실린 한국 드라마 모음 수첩에 대한 선전 문구다.
중국내 한국광인 하한쭈(哈韓族)들을 겨냥하는 이 잡지는 온통 한국 연예인 소식들로 가득하다.
원빈, 배용준, 정지훈, 김동완, 안재욱, 장나라 등 인기 탤런트들의 화보와 이들의 근황에 관한 글들이 빼곡하게 실려 있다.
이 잡지엔 매호 간단한 한국어 회화를 가르치는 '한어교실(韓語敎室)'란도 게재해 눈길을 끈다.
베이징(北京) 우다오커우(五道口) 거리의 한 음반 비디오가게. 앞쪽 진열대에 낯익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담은 VCD와 DVD들이 가득 꽂혀있다.
중국 청춘남녀들을 매료시킨 송혜교 송승완 주연'가을동화(藍色生死戀)'를 비롯 최지우 이정철의'아름다운 날들(美麗的日字)', 채림 소지섭의 '지금은 연애중(正在戀愛中)', 송윤아 박정철의 '선물(禮物)', 조인성 김하늘의'피아노(鋼琴別戀)', '겨울연가(冬季戀歌)'등 얼핏 한 눈에 봐도 20여개는 됨직하다.
이중'가을동화'나 '피아노', '명랑소녀 성공기' 등 한글제목이 그대로 붙은 것도 여러개다.
영화 DVD로는 요즘 중국인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다는 '엽기적인 그녀(我的野蠻女友)'를 비롯 '쉬리(生死諜戀)''친구(朋友)' '동감(通感)' '8월의 크리스마스''인정사정 볼 것 없다', '화산고' 등 즐비하다.
주인에게 가격을 물어보니 DVD가 1장당 10위안(한화 1천500원)에서 13,15,18 위안, 전집은 100위안에서 140, 150위안 정도 한다고 했다.
유학생들은 불법 복제판이 적지않다고 귀띔해 주었다.
그때문일까, 의심스런 눈빛으로 한껏 말을 사리던 주인은 사진도 찍지말라고 했다.
우다오커우 인근에는 비닐봉지에 넣은 불법복제판 VCD나 DVD를 10 위안 이하의 가격으로 파는 곳도 있다고 유학생들은 말했다.
여하튼 중국의 10대들이 한국의 댄스뮤직에 마음을 뺏기고 있다면, 20대 이상 연령층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재미에 빠져 있다.
이국적인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가 중국 안방을 공략하면서 가히 한국붐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997년 처음으로 중국 CCTV를 통해 대륙에 상륙한 TV드라마 '사랑이 뭐길래(愛情是什 )'가 역대 중국 TV프로그램 사상 시청률 3위라는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드라마 한류에 불이 댕겨졌다.
이를 시작으로 이어진 한국 드라마 행진은 '목욕탕집 남자들''별은 내 가슴에(星夢奇緣)','해바라기(妙手情天)','청춘의 덫(靑春的陷穽)', '안녕 내사랑(布襪靑春)', '모델(靑春風雲)', '도시남녀(都市男女)', '이브의 모든 것(女主播故事)' 등 한국에서 웬만큼 인기끌었던 드라마는 거의 대부분 중국 TV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요즘 베이징에서 가장 인기있는 한국 배우는 남자 원빈 장동건 차태현, 여자 배우는 김희선의 인기가 여전한 가운데 특히 영화 '엽기적인 그녀(我的野蠻女友)'의 주인공 전지현의 인기가 수직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베이징 공항 근처의 화쟈띠(花家地)에서 마주친 성이 자오(趙)라는 한 청년은 "'나의 야만적 여자친구(엽기적 그녀)'봤는데, 정말 재밌더군요. 그런데 한국사람들은 진짜 그렇게 연애합니까?"라며 자못 궁금해 했다.
한국영화는 불과 3년전인 2000년, 베이징영화대학에서 열린 한국영화제에 12편이 출품된 것을 계기로 중국에 처음 소개됐다.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이 12편 모두를 감상했을만큼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국영화는 아직 현지 영화관에서 정식 상영되지는 못하지만 일반 중국인들은 불법복제 테이프 등을 통해 쉽게 한국영화를 접하면서 영화도 한류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잡는 추세이다.
지난해 10월 장쑤성(江蘇省)의 우시(無錫)에서 열린 중국 최대 영화제인 제11회 '진지빠이화(金鷄百花)영화제'에서는 20일을 '한국영화의 날'로 선포했다.
유재기 주중 한국대사관 참사관은 이날 한국영화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도 자국영화를 상영했는데 변두리 400석 규모 극장에 관객 200여명이 감상했지요. 한국은 중심가의 극장에서 '시월애', '하루', '미술관옆 동물원'을 상영했는데 600석의 좌석이 꽉 차고도 300여명이 바깥에서 입장을 못했을만큼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유 참사관은 이어 12월 2일부터 7일까지 베이징의 중국농업대학에서 제2회 '한국문화영화제'가 열려 '8월의 크리스마스', '시월애'등 4편을 상영, 1,100명 학생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고 들려주었다.
베이징 현지에서 보고 들은 대로라면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상당한 것만은 틀림없는 듯했다.
또한 10대 위주의 댄스뮤직에 비해 드라마와 영화는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폭넓게 인기를 얻고 있어 한류 확산의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그러나 좀 더 속으로 들어가보면 다소 씁쓸한 뒷맛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즉 드라마 한류도 따지고 보면 미국이나 일본 것보다 우리 드라마의 수입가격이 5분의 1선으로 낮은 데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
조선족 출신인 정인갑 칭화대 객원교수는 중국 전역에서 한국 드라마가 방송되는 것도 업자들이 미, 일 드라마와는 달리 한국 드라마는 가장 후진 성(省)에서부터 돌리기 시작해 조금 덜 후진 성들을 거쳐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로 올라오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앞으로는 우리 드라마의 특장점을 살려 정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중국 영화관에서 우리 영화를 정식으로 상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억의 중국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장기적 방안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경옥 기자 siriu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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