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초혼, 재혼, 장애인, 연세 많으신 분'.
중국 동포, 옛 소련권 국가 여성 등이 주대상이었던 국제결혼 범위가 베트남 여성으로 급격히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신부' 문제를 놓고도 곳곳에서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한달쯤 전 베트남 여성과 결혼했던 장모(44.대구 복현동)씨는 자주 다투던 신부가 흉기로 자신을 위협하는 일까지 벌인 뒤 잠적해 버렸다고 말했다.
장씨는 "중개업체가 책임지겠다고는 했으나 금전 배상 대신 다른 여성을 만나도록 권유했다"면서 "다시 소개받아 결혼하는 데 4개월 이상 걸리는 데다 혼자 살 팔자인가 싶어 거절했다"고 푸념했다.
장씨는 "업체측은 베트남 여성이 착하고 순수하다고 선전했지만 신부는 고집이 셌고 잠자리마저 거부했을 뿐 아니라 한국 생활에 적응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모(49.대구 불로동)씨는 ㅎ국제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베트남 여성(22)을 소개받아 지난 2일 결혼했으나 17일 만에 신부가 잠적해 낭패를 당했다고 했다.
소개비, 부대 비용 등으로 1천600만원 가량을 썼던 신씨는 중개업체에 항의하고 환불을 요구했으나 업체 측은 환불 전례가 없고 신랑측 과실 유무도 명확히 알 수 없다며 다른 여성을 소개해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 베트남 여성과 이뤄진 결혼(혼인신고 기준)은 2001년 13건에서 지난해 55건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올해 신씨와 같은 시기에 결혼했던 12쌍 중 5쌍이 이혼하거나 신부가 잠적하는 등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국제결혼이 순탄치 못하자 중개업체와의 갈등도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으나, '1년 이내에 여성 쪽 과실로 결혼 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게 될 경우 책임을 업체측이 진다'는 계약과 달리 남편의 과실 유무를 명확히 규명키 힘들다는 이유로 업체들은 대체로 금전 보상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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