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박정희체육관의 숨은 일꾼 김유진(29·서울외국어대학원·사진)씨. 오늘도 그녀는 체육관 곳곳을 누비며 외신기자들과 외국선수단의 입과 귀를 대신하며 홍보대사 임무완수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학원 담당교수로 부터 "U대회 본부에서 통역원이 모자라 큰 걱정을 하고 있다"는 말에 서울을 떠나본 적이 없지만 난생처음 낯선땅 대구로 한걸음에 내려왔다는 그는 "지구촌 청년 대학생 축제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고 말한다 .
선수 인터뷰 통역 임무를 맡은 그녀는 유창한 영어솜씨로 수많은 외국인들의 입과 귀를 대신하고 있지만 영어권이 아닌 러시아·체코·이태리 등 유럽·동구권 사람들과 접할때면 서툰 영어와 눈짓 몸짓을 함께 보고 그들의 뜻을 파악해 의사를 전달하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한다.
김씨는 "짧은 시간에 바쁘게 인터뷰를 하다 외국선수에게 한국어로 묻고 우리 기자에게는 영어로 답하는 해프닝도 있었다"며 멋적게 웃었다.
자칫 식사 시간을 넘기기 일쑤인 그녀는 그때마다 가방속에 감춰뒀던 초코릿으로 살짝 허기를 면해 보지만 늦은 오후가 되면 두 발이 퉁퉁 부어 오르고 온몸은 피로에 지쳐 기진맥진 상태다.
그렇게 힘들었던 하루 경기가 끝나고 낯선 숙소로 밤늦게 돌아온 김씨는 쉴 수 없다.
내일 경기장에서 만나게 될 외국 손님들에게 더 좋은 한국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더 많은 한국의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책과 씨름해야 하기 때문.
U대회 홍보대사 역할을 자청한 김씨는 "상대방에게 의사전달이 잘되지 않으면 많은 오해와 시비가 빚어질 수 있고 국가간에는 전쟁도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통역해주는 일보다 보람된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구미·정창구기자 jungcg@imaeil.com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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