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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완수 간송미술관 관장, '겸재' 삶 주제로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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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완수(61)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이 20일 대구를 방문, 겸재(1676 ~1759)의 삶과 정신을 조명한다.

대구가톨릭대 예술학과가 마련한 '조선왕조 진경산수화'(20일 오후2시 조소관 301호)특별강연에 참석하는 최 연구실장은 진경 산수화의 출현이 조선 성리학이 활짝 핀 시기라는데 주목, '겸재의 산수화법이 어떻게 우리 고유의 화법으로 자리매김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최 실장은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를 거치면서 성리학이 조선 고유의 사상으로 토착화된 시기에 사대부의 아들로 태어난 겸재는 중국 화론(畵論)의 고전 '임천고치(林泉高致)'를 숙독하고, 중국 양대 화법인 남방 및 북방화법을 두루 익히는 등 화법수련의 기초를 다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초 수련을 거친 뒤 한반도의 산천을 사생(寫生)해 나감으로써 어떤 화법이 우리 산천의 표현에 가장 적합한지 직접 실험에 나선다.

겸재의 동국진경(東國眞景) 산수화법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최 실장은 "겸재가 새 화풍을 적용, 처음 성공을 거둔 것은 금강산 사생을 거치면서였다"고 지적했다.

겸재가 36세 되던 해, 가까운 벗이자 시화(詩畵)의 쌍벽을 이루던 사천 이병연이 금화현감으로 있으면서 자신의 스승인 삼연 김창흡과 겸재를 초청, 금강산 유람을 했다는 것. 여기서 겸재는 삼금강의 절경을 30폭 그림으로 사생했고, 삼연과 사천은 이를 시로 읊었다.

이것을 합쳐 놓은 시화첩이 '해악전신첩'이고, 이 시화첩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겸재의 진가가 드러나게 된다.

60세를 전후해 자신의 화풍을 확립한 겸재는 72세 때 강원감사이던 벗 홍봉조의 초청을 받아 또다시 유람한 금강산을 21폭에 담아내는데, 이 '해악전신첩'은 진경산수화의 '백미'로 일컬어진다.

조선 성리학이 뿌리를 내렸던 숙종 초년에 나서 영조(1725~1776) 중반인 84세까지 장수를 누린 겸재의 삶이 이번 강연을 통해 오롯이 되살아난다.

최 실장은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 국립박물관을 거친 뒤 27년 동안 간송미술관에 근무하며 진경산수화를 연구하고, 유망한 작가를 양성하는 등 미술사학계의 거두로 꼽히고 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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