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이 끝내줘요".
"졸깃졸깃한 면발이 별미잖아요".
지난 3일 오후 대구시내 퓨전 중식당 '예궁'. 단짝 친구끼리 만나 늦은 점심을 먹고 있던 이수경(22)씨는 국수 예찬론을 늘어놓았다.
중국의 국수요리인 사천탕면을 먹고 있던 이들은 "집에서는 밥을 많이 먹게 되니까 외식은 주로 면 종류를 즐기게 된다"고 했다
겨울엔 뭐니뭐니해도 국수요리가 별미다.
추운 겨울 밤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과 함께 먹는 우동 맛은 그야말로 기가 막힌다.
뜨끈뜨끈한 국물과 후루룩 후루룩 입에 감기는 면. 국수요리도 나라마다 천차만별이다.
맛있다고 입소문이 난 각국의 국수요리 전문점을 찾아가 봤다.
*쌀국수
대구 중구 갤러리존 주차장 맞은편에 위치한 '신짜오(xin chao)'. 20대 젊은이부터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손님, 외국인들로 붐비는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이다.
쌀국수는 베트남 보트피플들이 전파해 세계적으로 외국인들이 즐겨 먹는 국수요리다.
뉴질랜드에 공부하러 갔다가 값싸게 먹을 수 있는 베트남 해물 쌀국수 맛에 매료돼 2년전 대구에 이 식당을 연 허재흠(29)씨는 "베트남에서 쌀국수 등 고급 재료들을 수입해 우리나라의 야채, 고기, 해물과 함께 조리한다"고 했다.
쌀국수를 처음 먹는 사람이라면 해물을 얹어 만든 해물 쌀국수가 더 입에 맞다.
어느 정도 쌀국수를 먹어본 이들은 소뼈를 우린 국물에 얇게 썬 쇠고기를 넣은 쇠고기 쌀국수를 즐긴다.
쌀국수는 입맛에 따라 직접 양념을 넣어 먹는 재미가 있다.
생 숙주를 듬뿍 넣고 레몬즙을 짜넣고 매운 칠리소스와 고춧가루를 적당량 넣어 먹으면 시원한 국물맛과 아삭아삭한 숙주, 독특한 쌀국수의 씹히는 맛이 별미로 즐기기에 그만이다.
사람에 따라 처음엔 약간 비린 맛이 날지도 모르지만 베트남 차와 함께 몇 번 먹다 보면 어느새 생 숙주향에 젖어들게 된다.
1인분 5천800원. 053)428-6544.
*사천탕면
하얀 짬뽕? 색깔은 우동과 같은데 맛은 짬뽕처럼 얼큰한 것이 바로 사천탕면의 특징이다.
그런데 구수하고 칼칼한 맛이 짬뽕보다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본점 북문 앞 퓨전 중식당 '예궁'은 사천해물탕면으로 유명한 집이다.
이곳에선 짬뽕보다 사천해물탕면을 찾는 이들이 더 많다.
사천해물탕면은 생굴, 바지락이 우러난 시원한 육수에 양파, 부추 등 야채를 넣고 매운 고추와 후추로 맛을 내어 느끼한 맛을 없앴다.
손으로 직접 반죽한 면발도 졸깃하고 부드럽다.
중국 8대 요리의 하나로 꼽히는 사천 요리는 고추, 마늘 등 다양한 양념을 사용해 만드는 독특한 매운 맛으로 인기가 있다.
사천탕면도 입안에 확 퍼지는 매운 맛이 입맛이 없을 때 별미로 먹기에 그만일 것 같다.
김규민(32) 조리부장은 "4년전 사천해물탕면을 선보였을 땐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특히 추운 겨울철에 많이 찾는다"고 했다.
스프, 샐러드, 안심.새우요리 등 퓨전 스타일의 콤보.코스 요리를 다양하게 내놓고 있는 이 식당에선 양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같은 가격으로 더 큰 그릇에 음식을 담아내는 '양 많이 서비스'도 하고 있다.
1인분 6천원. 053)422-7051.
*어탕국수
파계사 가는 길목 덕곡마을 입구에 자리한 '할매 어탕 국수'.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어탕 국수를 먹는 손님들로 항상 북적인다.
그런데 어탕 국수가 약간은 생소하게 들리는 이들도 있을 듯하다.
경남 거창지역에서 즐겨 먹던 음식인 어탕 국수는 쉽게 말해 매운탕 국물에 칼국수를 말아 먹는 것이다.
옛날 선비들은 영양 보충과 부족한 칼슘 공급을 위해 병중이나 병후 보신용으로 어탕 국수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바지락 등으로 육수를 내는 칼국수는 흔하지만 매운탕 국물이라니 왠지 비린내가 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예상 외로 얼큰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속을 편하게 해줘 술 마신 뒤 속풀이에도 그만일 것 같다.
6년여째 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박조분(66)씨는 거창지역 어탕국수의 맛을 그대로 옮겨왔다고 한다.
어머니에게 손맛을 전수받은 딸 권춘화(42)씨는 "경남 합천에서 매일 새벽 배달되는 잡어를 2시간정도 푹 끓여 채에 걸러낸 육수에 칼국수와 야채, 갖은 양념을 해 끓여낸다"고 했다.
독특한 향을 내는 제피는 밭에서 직접 기른 것을 쓴다고 한다.
따뜻하게 데워진 뚝배기에 먹음직스럽게 담겨있는 어탕 국수. 땀을 흠뻑 흘린 등산객들에게 인기 만점인 별미다.
1인분 5천원. 053)985-5644.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李대통령 지지율 2주 만에 8%p 하락…'특별사면' 부정평가 54%
한문희 코레일 사장, 청도 열차사고 책임지고 사의 표명
국회 법사위원장 6선 추미애 선출…"사법개혁 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