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희망.상동 잠수교 '추억 속으로...'

대구 도심을 가르는 신천을 건너는 길로 인근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던 '희망 잠수교'와 '상동 잠수교'가 철거된다.

그러나 아파트 밀집지역인 신천 동편의 주민들은 신천 서편 고수부지에 대규모 시민공원이 조성됐는데 잠수교가 철거되면 고수부지 이용이 사실상 어려워진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있은 신천 수해복구사업 관련 자문회의에서 신천에 놓인 5개의 잠수교 중 용두 잠수교(수성구 파동-장암사), 중동 잠수교(희망교-중동교 사이), 칠성 잠수교(칠성시장 앞)는 그대로 두고 희망.상동 잠수교를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희망.상동 잠수교는 지난해 태풍 '매미'때 유실됐는데 신천의 홍수피해 재발 예방과 원활한 하천 흐름을 위해서는 철거되어야 한다는 것.

영남대 토목도시환경학부 지홍기 교수는 "잠수교를 없애지 않으면 태풍 매미때처럼 홍수피해를 유발하거나 신천 하안과 하천 바닥을 손상시키게 된다"며 "기왕에 유실된 만큼 복구하지 않는 편이 안전에 유리하다"고 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잠수교가 없어지면 통행 불편을 초래할뿐 아니라 체육공원 이용도 사실상 어려워진다며 반대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폭 2.5m, 길이 40m의 이 잠수교들은 인근 주민의 도보나 자전거.오토바이 등의 통행도로로 지난 20~40여년간 이용돼 왔다.

하루 3천여명이 이용하는 희망 잠수교는 한가람 타운, 신세계 타운 등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건너편의 둔치 체육공원을 가기위한 주 통로로 이용되고 있는데 다리가 복구되지 않으면 대봉교나 희망교를 건너 500여m를 걸어가야 한다. 상동잠수교가 사라질 경우에도 인근 주민들은 200여m를 돌아가야 하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은 "대구시가 잠수교 철거 결정을 할 때 구청이나 주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며 "원상복구가 곤란하다면 유수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통행로를 확보해 줄 것"을 시에 요구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사진 = 태풍 매미로 유실된 신천 희망 잠수교와 상동 잠수교가 홍수 피해 재발방지를 위해 영원히 사라질 전망이다. 사진은 희망 잠수교.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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