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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읽어주는 전래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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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시골 마을 산 밑에 집이 하나 있고, 그 집에 식구들이 많이 살았어.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아이들 여덟, 이렇게 모두 열 두 식구가 살았지. 모두들 부지런히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곡식을 베다 떨어서 곳간에 쟁여 놓으면 쥐들이 모여들어 야금야금 까먹거든. 다른 집 같으면 쥐를 잡는다고 야단이 났을 테지만, 이 집 식구들은 그걸 그냥 내버려뒀어.

"아이고, 저것들도 다 먹고살려고 저러는데 불쌍해서 어찌 잡나. 우리 식구들 한 끼에 한 입씩만 덜 먹으면 저 쥐들 다 먹일 수 있을 테니 그냥 두자".

이래서 이 집 곳간에는 늘 쥐들이 바글댔어. 온 동네 쥐들이 다 모여들어 곡식을 까먹으니까 그렇지.

이렇게 살다가 어느 해 여름이 됐는데, 마침 장마가 져서 비가 많이 왔어. 몇날 며칠 동안 비가 내려서 곳곳에 큰물이 지고 산사태가 나고, 이런 형편이야. 이 때 하루는 온 식구가 마루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거든. 그런데, 갑자기 곳간에서 쥐들이 쏟아져 나오더니 마당에 죽 늘어서더래. 온 동네 쥐들이 다 이 집 곳간에 모여 있었으니 그 수가 참 보통이 아니지. 너른 마당이 온통 쥐들로 꽉 찼어.

그러더니 한 쥐 머리 위에 한 쥐가 올라타고, 또 한 쥐 머리 위에 한 쥐가 올라타고, 이렇게 온 쥐들이 다 무동을 타고서 사립문 밖으로 나가더라는 거야. 난생 처음 보는 구경거리에 식구들이 넋을 놓고 있으니까, 사립문 밖으로 나가던 쥐들이 얼른 나가지 않고 자꾸 돌아보면서 주춤거리더래. 한 번 돌아보고 주춤주춤, 두 번 돌아보고 주춤주춤, 이러더란 말이야.

"옳아, 저 쥐들이 저희들을 따라오라고 저러나 보다".

온 식구들이 점심을 먹다 말고 우르르 쥐들을 따라나갔지. 뭐, 세상에 이런 구경거리가 없으니 따라가면서 볼 만도 하거든. 온 식구가 다 따라나섰더니, 그제서야 쥐들은 머뭇거리지도 않고 길을 따라 막 달려가더래. 식구들도 그 뒤를 따라갔지.

동구밖까지 그렇게 식구들을 이끌고 가더니, 그만 딱 멈춰서서 무동 탄 쥐들이 펄쩍 펄쩍 뛰어내려 가지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더래.

"야, 오늘 참 별난 구경도 다 했다".

쥐들이 다 사라져 버리고 나자 식구들이 이제 집으로 돌아갔지.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그새 집이 없어졌어. 집이 있던 자리에 집은 온 데 간 데 없고 그냥 흙더미만 수북해. 어찌 된 일인고 하니, 식구들이 쥐를 따라나간 사이에 뒷산에서 산사태가 난 거야. 산사태가 나서 흙더미가 그만 집을 덮친 거지.

만약에 식구들이 쥐를 안 따라나갔더라면 모두 흙더미에 깔려 죽었을 게 아니야? 그러니까 쥐들이 은혜를 갚은 거야. 산사태가 날 거라는 걸 미리 알고 일부러 구경거리를 만들어서 식구들을 이끌고 나간 거지.

이렇게 해서 그 집 식구들은 쥐들 덕분에 목숨을 구하고, 그 뒤로 더 부지런히 농사 지으면서 잘 살았대. 그 쥐들은 어떻게 됐느냐고? 요새도 시골에 가면 집집마다 곳간에 쥐가 들락거리잖아. 그것들이 다 그 때 그 쥐들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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