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악기이야기-(1)피아노

전문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클래식 악기들은 과연 얼마짜리이기에 그토록 좋은 소리를 낼까. 대구지역 주요공연장과 전문연주자들이 보유한 악기들의 가격을 들여다 봤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문예회관 등 대구지역의 전문 연주홀은 대부분 1억원대의 그랜드피아노를 보유하고 있다.

먼저 대구문예회관의 경우 스타인웨이 274cm 규격의 '풀콘서트' 모델과 뵈젠도르프 92건반짜리 피아노를 갖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대접을 받으며 국내 피아니스트들로부터도 가장 많이 선호되는 스타인웨이 풀콘서트 모델은 시중가격이 1억5천만~1억7천만원에 달하며, 역시 세계적 명품인 독일산 뵈젠도르프 92건반짜리도 스타인웨이 풀콘서트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대구시민회관은 스타인웨이 풀콘서트와 함께 야마하의 278cm 규격 그랜드 피아노를 보유하고 있다.

야마하의 이 피아노는 8천만원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대구학생문화센터는 스타인웨이 풀콘서트와 일본산 가와이 풀콘서트(278cm 규격.모델명 GS100)를 갖고 있다.

가와이 그랜드피아노는 야마하 그랜드 피아노와 비슷한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스타인웨이 풀콘서트와 이탈리아산 파지올리 F-278 모델을 구비하고 있다.

파지올리 F-278은 1억7천만원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명품 피아노로서, 국내에서는 신수정 서울대 피아노과 교수와 대전침례신학대학에 이어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세번째로 사들였고, 곧 개관할 대구동구문화회관도 이 피아노를 들여놓을 계획이다.

최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두개의 피아노를 위한 버라이어티 콘서트'를 통해 두 피아노를 비교해 들을 수 있었는데, 스타인웨이가 화려한 음색을 지닌 반면 파지올리는 비교적 깊은 소리를 들려줬다.

중소형 공연장의 경우 대구북구문예회관에 스타인웨이가 있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야마하나 국산 그랜드 피아노를 보유하고 있다.

어린이회관 꾀꼬리극장의 경우 212cm짜리 야마하 스페셜모델을 갖고 있는데 최근 열린 첼로.피아노 콘서트에서는 연주자의 희망에 따라 278cm 규격의 피아노를 긴급 대여하기도 했다.

대구지역 대형 공연장들은 국내외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세계적인 명품 피아노를 쓰고 있지만 조율과 관리 등에서는 소홀한 편이다.

적정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는 악기 관리실에 보관해야 제 소리를 내지만 대구지역 대다수 공연장의 경우 창고라 할 수 있는 공간에 피아노를 보관하고 있다.

전속 튜닝사가 정기적으로 피아노를 조율하는 시스템을 갖춘 곳도 거의 없으며, 연주자의 희망에 따라 햄머에 경화제를 넣거나 핀을 찔러 부드럽게 하는 경우가 반복돼 악기를 버려놓는 경우도 없지 않다.

전용운반대를 갖춘 곳도 없어, 피아노를 옮기던 중 악기 다리가 부러지는 일도 있었다.

물론 일반인들이 고가의 악기를 쓸 필요는 없다.

그랜드 피아노의 경우 몇천만원을 넘기가 일쑤인데다 덩치가 너무 커 보관하기도 쉽지 않다.

코스모스 악기사 대구지점 임준희 이사는 "일반인들이 쓸 만한 어쿠스틱 피아노는 200~300만원대면 괜찮은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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