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영호 경북경총 사무국장

경북경영자총협회 장영호(56) 사무국장은 '난(蘭) 마니아'다.

난에 관한 해박한 지식은 거의 프로수준이다.

현재 전국 난 연합회 심사위원이기도 하다.

특히 봄이면 전국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난 전시회나 대회에 초청되는 바람에 눈코 뜰 새가 없다.

구미지역 난 애호가들의 모임인 '구미난연합회'를 10년째 이끌어 오고 있기도 한 그는 올해도 13일부터 이틀동안 구미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서 '제8회 구미 난 전시회'를 가졌다.

중투.황화소심.자화.복륜.주금기화 등 300여점에 달하는 각종 희귀난들이 선을 보였다.

회원들끼리는 물론 전시장을 찾은 일반 애란인(愛蘭人)들과 '난담(蘭談)'을 나누는 모습으로 열기가 가득찼다.

"지난 1994년 어떤 모임에서 우연히 난에 관한 얘기가 화제로 떠 올랐는데 그 중 몇 사람이 그쪽 방면에 일가견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끼리 모여 난 전시회도 갖고 정보도 주고받자, 그래서 시작된 거지요". 실제로 구미 난 연합회 30여명의 회원들은 난 전시회가 열리면 어느 곳이든 달려간다.

난의 오묘한 자태와 은은한 향기를 맘껏 느끼고 욕심나는 것이 있으면 사오기도 한다.

회원 한 사람당 평균 20∼30분(화분수)을 갖고 있다.

"현재 춘란 등 우리나라 전통난의 경우 각종 법적 규제 등으로 양산체계가 크게 제한돼 있다"고 말하는 장국장은 "이 때문에 거꾸로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서양난의 규모가 한해 평균 40억원 어치에 달한다"며 대책이 시급하다고 열을 올린다.

난을 키우는 재미는 무엇보다 새싹과 꽃을 틔우는 것이다.

특히 꽃을 피울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큰 기술이라고 말한다.

잘 키우면 1년에 한 번 꼴로 꽃이 피고, 관리를 잘 못하면 2년이고 3년이고 힘이 들면서 그러다 끝내 죽이고 만다는 설명이다

난 관리는 딱 3가지만 철저히 하면 전문가 소리를 들을 수 있단다.

햇빛 온도 수분. 난은 원래 뿌리가 수분을 품고 있어 물을 많이 주면 썩는다.

1주일에 한 번 뿌리를 푹 적셔주는 것이 요령. 또 직사광선은 피한채 적절한 햇빛과 적절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난을 키우는 사람들에겐 난이 곧 자식이지요. 외출한 뒤 집에 돌아오면 난부터 살피는 게 일상"이라며 "청초하고도 선비같은 난에 푹 빠져들게 되면 아무리 목석같은 사람도 그렇게 변할 수 밖에 없어요".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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