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원봉사 자꾸 준다

'자원봉사자 급구'.

오래 지속되는 불황의 여파로 사회복지단체에 대한 후원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마저 줄어 복지단체들이 계획된 행사를 취소하거나 활동 규모를 축소하는 등 봉사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는 자원봉사자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대학생들이 극심한 취업난을 뚫기 위해 도서관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는데다 20, 30대 주부들도 생활고가 깊어지면서 자원봉사를 꺼리기 때문.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동대구역에서 무료급식사업을 펼치고 있는 ㅁ봉사단체의 경우 최근 자원봉사자 수가 30% 가량 줄어들어 봉사활동 자체가 어려운 형편에 빠졌다.

이 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박민지(26.여)씨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봉사활동 참여자들이 하나둘씩 떠나가고 있다"며 "게다가 경기침체와 '내가 아니라도 남들이 돕겠지'라는 생각에 지원자 수마저 줄어들어 봉사활동하기가 '많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또 ㅅ복지관의 한 관계자도 "후원금이 감소한 데다 자원봉사자마저 줄어들어 다음달 초에 계획했던 도시락 배달 계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대구시 자원봉사종합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1년 4천700명에 달하던 자원봉사활동 지원자가 2002년 2천명으로 급감하는 등 매년 줄어들다 지난해 태풍 매미와 지하철 참사의 영향으로 지원자수가 한때 4천500명까지 급증했지만 올해들어서는 2월말 현재 200여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일부 복지관과 봉사단체는 직장인들의 자원봉사활동을 유도, 활로를 찾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조재경 사회복지사는 "자원봉사자 수의 감소는 소년소녀가장, 홀몸노인 등 소외계층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간다"며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봉사활동에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과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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