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 제대로 알고 먹자-(3)약의 일생

약이란 어떤 질병이 있을 때 원인부터 치료하거나 증상을 가볍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때로는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를 찾아내거나,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목적으로 쓰인다.

그래서 약사법에 의약품은 "인간의 질병의 진단, 치료 및 예방의 목적으로 이용하는 물질을 말한다"고 적혀있다.

약을 하나의 상품으로 본다면 아마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유통되는 상품일 것이다.

약의 올바른 사용을 위해서는 우선 기본적으로 약에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그것이 약효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약은 입으로 먹거나(경구), 주사하거나, 항문이나 질에 삽입(좌제)하거나 피부.눈.코.귀 등 일부 신체에 한정해 국소 투약하는 등의 방법으로 복용한다.

즉 약은 연고제(크림제), 패취제, 점안제(눈), 점비제(코), 점이제(귀), 함수제(가글), 흡입제, 분무제 등으로 구분된다.

약이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하는 이유는 어떤 특정 형태가 약효를 발휘하는데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래의 형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효과를 제대로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새로운 약이 탄생하는 과정은 길고도 어렵다.

이렇게 만들어진 약을 필요할 때 제대로 쓰면 '기적의 약', '만병통치의 약'이 될 수도 있지만 섣부른 기대감으로 아무렇게나 먹거나 쓰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그래서 약의 일생을 운동경기에 비유하기도 한다.

운동경기는 관중을 한 곳으로 집중하고 흥분시켰다가 클라이맥스를 지나면서 다시 냉정을 되찾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운동시합에서는 무엇보다 우수한 자질을 갖춘 선수가 선발돼야 하고 관중과 호흡이 맞아야 한다.

운동선수는 최고의 기록을 보이다가 적당한 때에 물러날 줄도 알아야한다.

그래야 후세에 기억되는 선수가 될 수 있다.

운동선수의 기초 체력과 경기 성적으로 그 선수의 경기력을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약도 숫자화한 자료를 기초로 투약 후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전문가는 모든 인자를 고려해 가장 이상적인 여정을 그려보게 되는 것이다.

즉 투여되는 약물은 최적의 치료약으로 선정돼야 하고 체내에서 약리 활성을 나타낸 후 체외로 빠져나가야만 한다.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한 야구선수가 홈런을 날리듯 약도 복용시간, 음식, 용량을 정확히 맞출 때 최대의 약효를 발휘하게 된다.

간혹 약을 독하게 조제해 달라는 사람이 있다.

이는 순간적으로 체중을 두 배로 불어나게 하든지 아니면 약의 부작용이 더 나타나게 해달라는 요구와 같다.

지나친 관중의 요구는 부담을 가중시켜 오히려 선수(약)로 하여금 경기를 망치게 할 수 있다.

약은 사용 목적에 맞게 가장 합당한 양을 제때 먹어야 한다.

바쁜 일이 있다고 점심때는 거르고 한가한 저녁에 몰아서 먹어서는 안 되며, 증상이 심하다고 평소보다 두서너 배 먹어서도 안 되는 것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이인숙(대구시약사회부회장.온누리유정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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