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지하철 1호선 전동차 청소일을 한 지 7년째에 접어든 김모(56.여)씨.
9일 오전 동료들과 함께 대구시청앞에서 열린 '인력감축 중단'을 요구하는 3시간짜리 시한부 파업에 참가한 김씨는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며칠전 용역회사에서 다음달 10일 전동차 청소인원 36명 가운데 5명을 정리해고 하겠다는 방침을 전달받은 탓.
"지난 4년동안 한달 45만원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고 이제 겨우 66만원 정도 받는데 잘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김씨가 해고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장기화된 지하철 파업과 전동차 내장재 교체 때문. 따라서 지하철 공사 측에서는 운행 전동차 수가 대폭 줄면서 7, 8월분을 합쳐 1천500여만원 정도의 청소용역비를 줄이기로 했고 용역회사 측에서는 인력을 감원키로 한 것.
소아마비로 장애 5등급인 남편과 1남5녀의 자녀를 돌봐 온 박씨는 해고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대학 다니는 막내딸은 등록금이 모자라 휴학계를 냈고 아들은 강원도 양양에서 군복무 중이지만 1년만 지나면 다시 이들의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
김씨는 "아직 동료 중 누가 해고될지 모르지만 나이순으로 정리한다는 소문이 돌아 요즘은 입맛도 없다"며 "아직 자녀 공부도 끝나지 않았는데 요즘같은 불경기에 해고되면 뭘 할 수 있겠느냐"며 한숨을 지었다.
오전7시40분부터 오후 7시까지 3~5분 간격으로 전동차 3칸의 바닥청소를 하는 김씨는 이미 허리와 무릎이 만성 관절염에 시달리지만 치료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남편 역시 진료비가 없어 장애등급 갱신도 못하고 있는 실정.
사글세 단칸방에서 사는 김씨는 월급으로 그동안 진 빚을 갚는 것도 빠듯해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기만 하다.
"우리 같이 힘들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한 푼이라도 벌려고 허리 휘어지도록 일하지만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고 정말 억울하고 슬픕니다.
"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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