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경북 동해안으로 피서를 갔다 오는 길에 기분을 완전 망쳐버린 일이 있다.
휴가를 보내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대구로 향하는 시외버스에 몸을 싣고 가던 중 포항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런데 버스 기사가 갑자기 다른 차로 옮겨 탈 것을 요구했다.
사람이 적었던 우리 차와 앞 차 승객을 합쳐 버스 한 대로 가려는 모양이었다.
고유가 시대에 기름 값 아끼려는 버스회사의 심정도 이해가 갔지만 기사는 상황설명과 양해도 구하지 않은 채 빨리 옮겨 타라며 고성만 질렀다.
또 원래 차에 타고 있던 남학생 한 명은 경주로 가는 모양이었는데 옮겨 탄 버스는 대구까지 오는 무정차 버스였다.
그 학생이 옮겨 타기 전에 경주에 가는지 몇 번이고 물어 보았지만 손님 옮기기에 혈안이 된 기사는 얼른 옮겨 타란 말만 반복했다.
결국 옮겨 탄 버스가 경주로 가지 않음을 알게 된 학생이 운전기사에게 경주에 안가냐고 묻자 기사는 언성을 높이며 대구로 가는 무정차 버스인지 모르고 탔느냐며 화를 냈다.
그리고 국도 한복판에 차를 세우고 학생에게 내리라고 얘기했고 차비라도 달라는 학생에게 알아서 해결하라며 매정하게 학생을 내려놓고 출발했다.
그 기사는 운전 중에도 흡연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정기적인 노선이 아닌 휴가철에 동해와 대구를 잇는 반짝노선이라 그런지 서비스도 엉망이고 손님의 안전과 편안함보다는 잇속 챙기기에 바쁜 것 같아 오는 길이 씁쓸했다.
조금만 세심하게 배려해 준다면 휴가를 마치고 오는 피서객들에게 끝까지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텐데 하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양선애(대구시 신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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