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린 누가 뭐래도 아파트 1층이 좋아요"

웰빙바람 선호패턴 변화

전통적으로 악성물건으로 분류되며, 준공때까지 남겨졌던 아파트 1층이 최근들어 '웰빙' 바람을 타고 분양초기 단계에서부터 급속도로 팔려나가는 등 주택 선호패턴에 변화가 일고 있다.

종전까지는 아파트 1층이 입주시점이나 그 후에도 미분양물건으로 남아 주택업체를 골치아프게 했던 1층을 떨어내기 위해 다른 층보다 분양가를 싸게 책정하는 등 안간힘을 써왔으나 성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었다.

1층 아파트가 사람들이 자주 왕래하는 엘리베이터 바로 옆에 위치한 데다 지나가는 행인과의 접촉이 잦은 등 외면받는 이유를 충분히 지녔던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들어서는 주택업체들이 아파트단지 자체를 친환경에다 '웰빙'을 추구하는 수요자들의 취향에 맞춰 설계를 하다보니 과거에 1층이 가진 단점들이 모두 해소돼 특별히 꺼리는 층으로 분류되지 않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다 1층은 여전히 분양가 자체가 다른 층에 비해 낮게 책정되고, 최근들어서는 중도금무이자 융자조건으로 분양하는 곳까지 생겨나 같은 평형대를 두고 1천만원 이상 싼값에 내집을 마련할 수 있어 실수요자라면 이래저래 이득이다.

특히 요즘에는 대다수 아파트들이 1층을 비워두는 필로티 설계방식을 적용, 1층이 사실상 2층으로 아파트 밖에서 나는 소음 등으로부터 탈피할 수 있는데다 공원으로 꾸며놓은 1층을 내집 마당처럼 여길 수 있고, 초고층 아파트의 경우 엘리베이터 고장시 계단을 활용할 수 있는 등 나름의 이점이 있어 특정 계층들로부터는 되레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다.

대구에서 공원이나 주민공용공간으로 꾸미도록 1층 공간을 비워둔 필로티방식을 채택한 아파트는 지난 2003년초 입주한 수성구 만촌동 '메트로팔레스' 아파트를 비롯 달서구 용산동 '롯데캐슬 그랜드', 최근 분양한 'LG 상인자이' 등 입주민들이 아파트생활에서도 여유와 건강을 추구하기 시작한 2000년대 접어들면서 분양한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구지역에서는 작년 9월 분양한 수성구 범어동 '유림 노르웨이숲' 아파트의 경우 1층까지도 초기계약기간에 모두 팔려나갔으며, 올 7월 분양한 수성구 만촌동 '대림e평한 세상'아파트의 경우도 모든 평형대에서 1층이 완전 분양됐다.

또 이에 앞서 지난 6월 공급한 달서구 상인동 'LG 상인자이'아파트의 경우도 단지내 휘트니스센터와 영어마을 등 편익시설 이용이 편리한점 등으로 인해 1층까지도 높은 계약률을 기록하는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1층으로 쏠리고 있다.

이에대해 'LG 상인자이' 아파트 시행사인 (주)램코 황영채 대표는 "중.노년층이나 친환경적인 아파트 생활을 하고싶어하는 사람, 특별히 제공하는 서비스공간을 활용하려는 사람, 가격면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으로 내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 위주로 알게모르게 1층을 선호하는 마니아들이 적지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 주택관련정보제공업체는 △고층에 비해 자연의 변화를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다=나뭇가지의 새싹을 가장 먼저 볼수있으며 여름에는 벌레소리도 들을 수 있다 △왕성한 땅의 기운을 직접 받을 수 있다△마케팅차원에서 제공되는 전용 정원이나 전용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아도된다는 등 1층이 의외로 더 살기좋을 수도 있는 이유를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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