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밖에서 배운다-기상대 날씨 관측 체험

일기예보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초등학생들은 운동회나 소풍 전날 비가 올까 싶어 마음을 졸이며 밤하늘도 봤다가, 제비는 혹시 낮게 날지 않는지, 지렁이가 땅위로 기어나왔는지 살피곤 했다.

요즘은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과 기압대의 모습을 보여주며 거의 정확하게 맞추는 일기예보 덕분에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옛 사람들이 쌓아온 생활의 지혜는 배워둘 만하다.

날씨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다.

따라서 자연은 어떻게 운동하는지, 이를 근거로 날씨는 어떻게 예측하는지 등에 대해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대구 기상대를 찾아가 날씨와 관련한 자연 현상과 날씨 예측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상대가 하는 일

우리나라에는 전국을 관할하는 기상청(www.kma.go.kr) 아래 다섯 군데의 지방기상청과 73개 지점의 유인관측소와 460개 지점의 무인관측소가 있다.

영남권의 날씨 예보는 부산지방기상청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대구 기상대는 일정 지역에 국한된 국지예보와 지상관측, 적설과 지면상태 등을 측정, 예측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1907년에 대구 기상대가 세워진 이래 현재의 기상대는 1934년에 동구 신암동으로 옮겨와 새로 지어졌다.

이곳에 기상대를 세운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아이들의 질문에 안내를 맡은 이미경(37·여) 예보사는 "1930년 당시엔 낮은 구릉으로 주변엔 아무것도 없는 들판이었다"면서 "주변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세워진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주변에 고층 아파트 공사가 진행중이긴 하지만 아직은 별다른 영향이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시야를 가로막는 이렇다할 장애물이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기상관측을 하기 위해서는 주변보다 다소 높은 곳에서 사방 어느 곳이든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상대 체험

기상대에 미리 견학 신청을 하고 상대적으로 업무가 덜 바쁜 오전 시간에 방문을 한다.

시청각실에서 먼저 기상청이 하는 일과 태풍과 날씨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담은 비디오를 약 10분간 본 뒤 예보사로부터 기상청에서 마련한 , 란 책을 기본으로 예보가 무엇이며 예보의 종류, 예보의 정확성 등에 대해 설명을 듣는데.

이후 관측에 필요한 장비들을 관람하는데 실내에선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일기예보 작성을 견학할 수 있다.

일반인들이 보기엔 일기도에 그려진 무수히 많은 기호들 때문에 정신이 없다.

그러나 관심을 기울여 기호를 이해한다면 일기도만으로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눈이 생긴다.

◇관측기구

기상대 건물 앞에 있는 실외 측정기구들을 살펴보는 시간도 있다.

눈에 띄는 것이 10m 높이 끝에 달린 프로펠러식 풍향계와 3배 풍속계. 이미경예보사는 "프로펠러식 풍향계는 풍향과 풍속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풍향은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방향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이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고, 풍속은 끝에 프로펠러가 돌아가면 약한 전류를 발생시켜서 스스로 기록을 한다"고 했다.

또 "풍속은 공기가 1초 동안 이동한 거리로 나타내는데, 바람은 계속 같은 속도로 불지 않기 때문에 보통 10분 동안 공기가 흘러간 거리를 재서 1초 동안의 평균 속력을 m로 나타낸 것이 풍속"이라고 했다.

3배 풍속계는 달린 컵이 세 개여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

풍속은 컵이 돌아가는 속도를 기록하는 데 컵의 무게가 가볍고 컵 수가 적어야 측정이 잘 된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백엽상. 백엽상은 하얀 나무 조각들로 짜맞춰진 것이 마치 나뭇잎 같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백엽상엔 온도와 습도를 재는데 필요한 기구들로 건구온도계, 최고온도계, 최저온도계, 통풍건습계가 있다.

이중 건구온도계는 수은을 이용한 온도계이며 최고온도계는 알콜을 이용하고 있다.

습도계의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자기습도계는 머리카락을 이용해서 만든 것으로, 습도가 높아지면 길이가 늘어나고 습도가 낮아지면 길이가 줄어드는 머리카락의 신축성을 이용해서 만든 것이다.

이러한 관측기구들을 이용해서 기온, 습도, 강수량, 바람, 하늘 상태 등 총 15종의 기상요소를 3시간마다 관측하고 전국 460개 지점에 무인자동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하여 매분마다 관측해 더욱 정확한 날씨 예보를 하고 있다.

김경호(체험교육 컨설턴트)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