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배(林仁培) 한나라당 경북도지부장의 'CEO 단체장' 발언이 여진을 낳고 있다.
임 의원은 삼성전자 윤종용(尹鍾龍·영천 출신) 부회장, 현대건설 회장 출신의 이명박(李明博·포항) 서울시장, 민영 방송국인 SBS의 최대 주주인 ㈜태영의 변탁(卞鐸·문경) 부회장 등 3명을 꼽으며 "경북출신 CEO 중에서 차기 광역단체장을 할 '그릇'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중 몇은 직·간접적으로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고 말한 뒤 관료출신 단체장의 한계와 당성(黨性) 부족 등을 꼬집었다
임 의원 발언을 놓고 지역 정치권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그럴 듯한 얘기"라며 귀담아듣는 이가 있는가 하면, "사견일 뿐"이라며 일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차기 지방선거가 2006년이고 임 의원의 도지부장 임기가 내년 상반기까지임을 감안할 때 "임 의원이 오버했다"는 말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임 의원은 "도지부장을 하니 재미있다.
지방선거 때까지 계속 맡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3선의 이상배(李相培) 의원은 "CEO 단체장은 일반론 차원에서는 얘기할 수 있지만 다음 지방선거가 1년 반이나 남았다는 점에서 너무 앞선 감이 있다"며 "또 관료 출신이라서 굳이 배제돼야 할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다.
경북도지사와 서울시장을 모두 거친 이 의원은 "CEO 단체장 영입이 하나의 대세라면 부지사나 부시장 등으로 영입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대구시장을 역임한 바 있는 이해봉(李海鳳) 국회 과학정보통신위원장은 "공공 서비스와 봉사를 추구하는 행정 관료와 이윤추구가 목적인 CEO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며 "CEO라고 해서 반드시 적임자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위원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대구·경북의 다음 단체장은 젊고 에너지가 충만한 이면 좋겠다"며 일종의 '젊은 피 수혈론'을 언급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대기업 상무를 거친 박종근(朴鍾根) 의원은 "자격을 CEO로 제한하는 것은 선택 폭을 지나치게 좁히는 것"이라며 "CEO 출신으로 성공해서 단체장을 잘 수행한 예도 있지만 학자나 언론, 심지어 영화배우 출신의 성공한 단체장도 적지 않다"고 했다.
박 의원은 또 "외국에 비해 지방분권이 정착되지 못한 우리나라는 중앙정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어느 것이 좋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3선 민선단체장 출신인 이명규(李明奎) 의원은 "조직경험이 많은 CEO가 단체장이 되면 공무원의 마인드도 창의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기업이 CEO의 개인 능력보다는 시스템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CEO를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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