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회 생활을 접고 강원도 한 산골 마을로 들어가 '하늘밭 화실'을 열어 농사를 지으며 안분지족의 삶을 살던 화가 최용건씨가 지난해 봄 '인류 최고의 오지'라 불리는 라다크로 훌쩍 떠났다.
매너리즘에 빠진 그림에는 활기를 불어넣고, 자신의 마음에는 행복의 참 의미를 선물하기 위함이었다.
그가 최근 펴낸 '라다크, 그리운 시절에 살다'는 인도 북부 히말라야산맥 밑에 자리한 라다크(Ladakh)에서 1년간 머물면서 체험한 생활을 담은 그의 일기장이다.
책에는 저자에게 자신의 삶과 그림을 조용히, 그리고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라다크 사람들과 함께 한 생활상이 오롯이 담겨 있다.
또 라다크 사람들의 재미난 풍속은 물론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재의 라다크 사회, 장엄하리만큼 웅장한 대자연, 더 이상 푸르기 힘든 구름 걷힌 하늘 등 정겨운 라다크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간다.
더불어 글과 함께 펼쳐지는 저자의 수묵화 50여 점은 그러한 라다크의 모습을 더욱 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향기로운 길잡이가 된다.
무거운 속세를 등지고 행복을 찾아 떠났던 저자는 "삶의 중심이 흔들릴 때 다시 찾아오리라, 라다크여!"라는 작별인사로 책을 갈무리한다.
책을 덮자마자 머릿속은 온통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정신의 낙원으로 불리는 라다크와 세상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라다크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 책을 읽으면 떠나고 싶은 충동과 현실 사이에서 한동안 고민하게 된다.
정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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