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이 결국 무산되고 국회가 파행으로 치닫자 회담 당사자인 여야 지도부에 대한 비판론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상생의 정치'를 외치던 여야 지도부가 회담 일주일 만에 등을 돌린 채 상대방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도 보여 더욱 곱잖은 시선을 받고 있다.
우선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 흠집내기에 나섰다. 열린우리당 측은 28일 박 대표가 회담에 전혀 융통성을 발휘하지 않았다며 "자기가 적어온 수첩 바깥으로 단 1㎜도 벗어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또 "독재자(박정희 전 대통령)의 혼령이 박 대표를 지배하고 있다"며 공격을 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 측은 발끈하고 있지만 박 대표의 협상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 당직자는 "국보법 개정안과 명칭까지 마련된 상태에서 여당과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것은 박 대표의 협상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21일 첫 4자회담에서 '4대입법 합의처리'를 합의한 뒤 정치력을 인정받았던 분위기와는 영 딴판이다. 박 대표와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 간의 불협화음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도 만만찮다. 한나라당 측은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했지만 전혀 실권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의장과 천 대표는 회담 내내 당내 강경파의 눈치를 살피는 등 협상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국보법과 관련,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인 천 원내대표에 대한 비난의 강도가 더했다. 천 원내대표는 첫날 4자회담에서 결론을 낸 '합의처리'가 연내처리 유보로 비치자 즉각 '협의처리'라고 바꾸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여 비난을 샀다. 결국, 정국 정상화를 위해 협상타결에 주력하기보다 당내 강경파 눈치를 보는 데만 급급했다는 소리다. 특히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경파 의원들과 당원들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여당 내 속사정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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