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강원도 양구에서 토종 야생여우 사체가 발견된 이후 야생여우의 실체가 좀처럼 포착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가전국적으로 100마리 안팎의 야생여우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주목된다.
호랑이, 반달가슴곰과 함께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돼 있는 야생여우는 1978 년 지리산에서 사체가 확인된 이후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작년 3월23일 양구군 동면 덕곡리 뒷산에서 수컷 사체 한마리가 돌연 발견돼 국민적 시선을 끌었다.
여우 사체 발견 이후 전문가를 동원해 양구지역을 중심으로 토종 야생여우 찾기를 계속해온 환경부는 전국적으로 100마리 안팎의 토종 야생여우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7일 밝혔다. 환경부는 특히 여우 사체가 발견된 양구의 경우 동면, 남면 등 곳곳에서 '여우를 봤다'는 제보가 들어오는 점 등을 근거로 최소한 20여마리 정도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또 경북 봉화지역에 10마리 안팎이 활동하는 것을 비롯해 강원 영월, 경북 문경, 경남 하동, 충북 단양 등지에도 최소한 수마리가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환경부는 야생여우 생존의 근거로 ▲전국 곳곳에서 수집되는 목격담 ▲여우 생존 추정지역의 지역적 특성 등을 들었다.
실제 목격담은 양구를 중심으로 영월, 봉화, 문경, 하동, 단양은 물론 지리산에서도 나와 작년 여우 사체 발견 이후 지금까지만 해도 20여건이 수집됐다고 한다. 목격담 중에는 '아침에 새끼 2마리와 함께 도로를 횡단하는 것을 봤다'는 등 매우 구체적인 내용이 많은 가운데 두달전인 8월까지 수집됐으며 '여우울음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는 등의 여우 관련 증언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접수되고 있다.
해당지역의 지역적 특성도 '여우 생존'을 확신하는 환경부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여우 사체가 발견된 양구지역만 해도 유명관광지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휴전선 및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과 가까워 외부인 출입이 뜸한 곳이어서 여우 생존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백두대간이 지나는 양구는 산간 임도에도 지역민 이외 외부인이 이용하는 경우가 드물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야생여우의 서식환경으로서는 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양구지역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매월 전문가를 파견하는등 야생여우 찾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 목격담 이외 여우 생존을 뒷받침해줄 만한 뚜렷한 물증을 찾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환경부는 야생여우를 찾아낼 경우 정밀조사를 거쳐 개체군 확인 및 서식지 일대특별보호구역 지정 등 보호대책을 수립하고 개체번식도 시도할 방침이다. 한편 작년 양구에서 발견된 여우 사체는 '박제여우'로 재탄생, 국립환경과학원에 전시돼 있고 사체에서 채취한 정자는 모 병원에서 냉동보관 중이다.
연합뉴스
사진: 지난해 3월 강원 양구에서 죽은채 발견된 토종 야생여우의 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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