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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

1904년에 타계한 체코의 작곡가 드보르작은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라는 명곡을 남겼다. 이 곡은 조수미의 노래로 들어도 좋지만, 절세의 소프라노 슈바르츠코프의 목소리로 듣는 것이 더욱 간절한 맛이 있다.

나직이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먼 기억 속의 어머니 품안처럼 몽환적이다. 올해 6월 프라하를 여행하면서 드보르작을 생각했다. 까를교 위를 걸을 때면 '블타바(몰다우)'강 아래로 그 노래가 흐르는 듯 했다. 다리 위에서 강을 내려다보며 흥얼거렸던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는 체코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노래이자, 세계인들이 모두 흠모하는 노래가 됐다. 드보르작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은 그렇게 선율로 남아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젖어든다.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하면 으레 어머니가 어린 시절 우리를 재울 때 나직이 읊조리던 자장가를 연상한다. '잘자라 우리 아기...' 나 '은자동아 금자동아 수면장수 부귀동아 은을 주면 너를 사나, 금을 주면 너를 사나...' 같은 노랫말이다.

마음이 번잡하거나 힘들 때, '머리맡의 아득한 꿈길' 옆에서 손을 잡아 이끌던 어머니의 자장가만 생각하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진다. 자장가는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순수함을 일깨우던 '마음의 음악'이다.

어떻게 보면 자장가는 잠자는 아이의 천진하고도 순수한 모습을 찬탄하며 그려내는 어른들의 노래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가끔 녹음된 자장가를 듣는다. 아빠가 되고부터 애보다 더 자주 자장가를 듣는 나는, 그래서 마음의 성장을 멈춘 구순애(口脣愛)적 '어른아이'인가 보다.

좋은 음악을 많이 들으며 자란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는 자라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음악은 감수성을 일깨우고 한 인간의 성정(性情)을 결정한다. 아이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것은 EQ발달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EQ는 학습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IQ를 기본적으로 지배한다. EQ가 낮은 아이는 쉽게 집중할 수 없으므로 EQ가 높다는 것은 최대한 집중 에너지를 공급함으로써 IQ가 풀가동되는 힘의 원천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는 애들을 위한 음반이 많다. 그 음악들은 언제나 내게 달콤한 젖을 물려주듯 한없이 아름답다. 지금도 나는 음악의 자양을 찾아 날마다 배고파한다.

남우선 대구MBC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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