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대구 달성군 화원·논공·다사읍과 현풍면에선 음식물쓰레기 민원이 사라졌다. 악취 때문에 음식물쓰레기 용기를 치워달라는 민원이 해마다 여름만 되면 쏟아졌는데 올해는 사정이 달라진 것. 달성군은 지난해 7월 대구에선 처음으로 논공읍에 '음식물쓰레기 문전수거제'를 도입한 뒤 올 초 4곳 1만 1천200가구로 시범 지역을 늘렸다. 도로변과 동네 곳곳에 공동 수거용기를 설치하는 거점수거제 대신 개별 용기를 무료 배포해 집 바로 앞에 음식물쓰레기를 내놓도록 한 것. 효과는 컸다. 공동용기 300개가 한꺼번에 사라지면서 냄새 민원과 도로 미관 문제가 동시에 해소됐다. 무엇보다 2006년 1~3월에 555t이나 됐던 음식물쓰레기양이 2007년 1~3월에는 401t으로까지 줄었다. 달성군 청소위생과 김종열 씨는 "5ℓ(120 원), 20ℓ(430 원) 용기를 내놓을 때마다 납부필증을 구입하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에 쓰레기를 줄이려는 주민들의 노력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음식물쓰레기 관리에도 배출자부담원칙의 문전수거제가 도입돼 대구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공동용기 대신 개별용기에 음식물쓰레기를 담아 집 앞에 내놓는 문전수거제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대구 기초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시범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 그러나 전체 주택의 절반이 넘는 아파트는 민원과 납부필증 구입비 부담 때문에 사업 대상에서 제외돼 현재로선 주택가를 대상으로만 문전수거제를 시행하고 있다.
대구 기초자치단체들에 따르면 달성군 이후 문전수거제 시범 사업은 다음달까지 북구, 동구, 수성구로 확대돼 모두 2만 6천400여 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북구와 동구는 산격 3동(4천800가구)과 방촌·신암5동(6천400가구)을 대상으로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음식물쓰레기 문전수거제를 도입했고, 수성구의 경우 10월부터 두산동 4천 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에 나설 계획.
문전수거제는 배출자부담 원칙이다. 예전에는 달성군을 제외한 대구 7개 기초자치단체들은 음식물쓰레기가 적든 많든 처리 비용으로 똑같은 금액을 받아 왔다. 공동주택이 많은 도시의 특성상 가구별 음식물쓰레기양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공동용기의 거점수거제를 실시해 평균비용을 산정한 뒤 주택은 월 1천300 원, 식당은 면적에 따라 2천600~7천800원씩 동일하게 책정한 것. 이에 따라 쓰레기양이 적은 1인 가구나 식당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고, 굳이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이유가 없어 해마다 4, 5%씩 쓰레기양이 늘어났다.
반면에 문전수거제는 주민들이 개별 용기를 내놓을 때마다 납부필증을 구입하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에 쓰레기양에 따라 구입 비용이 달라지고 결국 쓰레기양을 줄이는 것으로 이어졌다. 구·군청 담당들은 "배출자 부담 원칙이 적용되면서 음식물 쓰레기의 물을 꽉 짜거나 퇴비나 사료로 농촌에 보내는 '짠순이' 가구들이 늘어났다."며 "이 때문에 평균 30%까지 쓰레기양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파트는 문전수거제에서 제외돼 있다. 공동주택은 각 가구별로 음식물 쓰레기 용기를 사용해 집앞에 배출하고 수거하는 일이 일반주택보다 훨씬 번거롭다는 민원에다 납부필증 구입비에 따른 집단 반발 우려도 있기 때문.
구·군청 담당들은 "전체 주택의 절대 다수인 아파트의 음식물 쓰레기양을 줄이지 않으면 문전수거제 도입 취지가 빛바랜다."며 "먼저 문전수거제를 도입한 서울, 부산, 인천처럼 아파트 전체를 한 가구로 보고 단지별 쓰레기양에 따라 처리 비용을 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상준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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