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비게이션, 어떤게 좋아요?

바쁜 길에 갓길에 비상등 켜고 지도를 꺼내서 이리저리 뒤적거려 보거나 길 가는 사람 붙잡고 길안내를 부탁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내비게이션 하나쯤 있었으면….'하고 바란다. 게다가 정체 때문에 2, 3시간 차 안에 갇혀있다보면 아이들은 짜증을 내며 울어댄다. 영화를 보여주든지, 노래방에라도 데려가면 좋을텐데. 이럴 때 해결책이 바로 내비게이션이다. 하지만 막상 구매하기는 쉽지 않다.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 아울러 홈쇼핑 채널에서 하루가 멀다며 내비게이션을 판매하지만 과연 저 제품을 사는게 맞는지 자신도 없다. 어떤 내비게이션을 골라야 할 지 살펴보자.

◇ 구매요령

현재 내비게이션 시장에는 대기업을 비롯, 중소기업까지 모두 70여개 업체가 하루가 멀다 하고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 5월까지 출시한 신모델만 200개가 넘는 상황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잘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지도찾기 기능만 원한다면 값싼 제품도 많다. 하지만 우회로를 알려주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거나, DMB, 영화보기, 노래방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찾는다면 최소한 30만~50만 원대 제품을 사야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제조사별로 사양 차이가 컸기 때문에 어떤 제품을 골라야할 지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내비게이션들은 비슷한 사양의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설치방법도 비슷해졌기 때문에 웬만큼 이상한(?) 제품을 고르지 않는다면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에 비해 크게 실망할 만한 이유도 없다.

먼저 소프트웨어를 보면, 내비게이션의 핵심인 지도가 가장 중요하다. 똑같은 내비게이션이라도 지도에 따라 제품 성격이 달라진다. 현재 국내에서는 아이나비맵과 만도맵피 그리고 지난해 사업에 뛰어든 파인디지털의 파인맵이 대표적이다.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품들은 거의 대부분 만도맵피를 사용하고, 아이나비맵이 뒤를 잇고 있다. 때문에 지도 때문에 굳이 고민할 필요도 없다. 다만 만도엠앤소프트가 제공하는 '지니맵'은 앞서 제품과는 달리 업데이트 할 때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지도들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웬만한 지리정도는 거의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제품이 뛰어나다고 단적으로 말하기 힘들게 됐다.

이밖에 음악듣기, 영화, DMB 시청, 노래방 기능 등은 내비게이션마다 거의 필수 옵션으로 채택하고 있다. 다만 기본 기능에 충실한 저가형 제품의 경우 이런 기능이 제한된다. 아울러 DMB는 제품마다 조금 다른 사양이 적용된다. 기본적으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지상파 DMB를 시청할 수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현재 KBS-하트와 KBS-스타, 이 두 채널만 수신이 가능하다. MBC는 이달부터 지방에서 방송을 시작했지만 대구는 10월이 돼야 시청이 가능할 전망이다. 일부 제품은 유료인 위성 DMB를 수신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디지털큐브의 '아이스테이션 N7tu'는 위성DMB 35개 채널과, 지상파DMB를 통한 방송3사 프로그램을 모두 시청할 수 있다. 가격이 다소 비싸진다. 하지만 전국 어디서나 수신이 가능한 위성DMB를 3년간 무료로 제공한다며 가격 열세를 극복하려 한다.

DMB 방송망으로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반영해 빠른 길을 안내해주는 티펙(TPEG)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티펙은 DMB 데이터방송 채널을 통해 수집된 실시간 교통소통 상황, 사고, 공사 등의 정보를 송신하며, DMB수신기를 장착한 내비게이션 제품이 이를 수신해서 최적 코스를 안내해주는 서비스다. 조만간 전국을 서비스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서울과 수도권, 부산을 중심으로 한 교통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 당분간 대구와 경북만 오가는 경우라면 큰 혜택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

하드웨어를 본다면 제품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거의 대동소이. 성능이 뛰어나면 가격이 비싸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내비게이션도 어차피 컴퓨터의 한 종류라고 본다면 중앙처리장치인 CPU 처리 속도가 빠를수록 좋다. 최소한 300MHz는 돼야 부가기능을 사용할 때 무리가 없고, 500MHz 정도의 속도라면 현재 출시된 제품 중에는 뛰어난 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밖에 음악이나 영화 등을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도 살펴봐야 한다. 저장용량은 '기가바이트'(GB) 단위로 표기되며, 역시 숫자가 클수록 비싸다.

무작정 메모리가 큰 것이 좋다고 비싼 제품을 살 필요는 없다. 요즘 값이 싼 플래시메모리나 외장 하드를 연결할 수 있는 단자만 장착돼 있다면 굳이 내장 메모리가 큰 비싼 제품을 고집할 이유가 없기 때문. 흔히 말하는 USB포트만 있다면 얼마든지 저장용량을 늘릴 수 있다.

이 정도 기본 지식을 갖춘 뒤에는 인터넷에서 원하는 제품의 모델명을 입력해서 사용 후기를 찾아보면 좋다. 포털사이트에 모델명을 입력하면 제품사양과 함께 이를 구매한 사람들의 평가와 사용소감 등을 볼 수 있어서 편리하다.

◇ 인기 제품

카포인트에서 최근 출시한 '엑스로드 V7 시즌2'(티펙 포함시)는 MBC-SK의 실시간 교통정보 티펙(TPEG) 서비스 'DMB드라이브'를 지원한다.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 고속도로와 일부 국도의 실시간 교통정보가 제공되며, 이를 반영해 빠른 길 찾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가격은 제품 구매가격에 포함돼 있다. 이 제품은 특히 600MHz CPU를 탑재해 내비게이션, DMB, 티펙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사용할 때 데이터 처리속도 저하문제를 해결했다. 또 800x480급 고선명 LCD를 채용해 지도와 글씨의 인식도를 높였다.

디지털큐브의 '아이스테이션 N7tu'는 위성파DMB와 지상파DMB를 모두 볼 수 있는 듀얼 DMB 기능을 장착한 제품이다. 60만 원대로 다른 제품에 비해 비싸지만 전국 어디서나 수신 가능한 위성DMB가 3년간 무료로 제공된다. 내부 장착이 가능한 착탈식 외장 하드 지원으로 영화, 음악, 자료 등 대용량 자료 백업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팅크웨어가 지난 5월 출시한 '아이나비 G1'은 고해상도 터치스크린 방식 7인치 LCD를 장착하고 있으며, 지상파DMB와 MP3음악, 디빅스(DviX) 동영상 파일 재생 기능을 제공한다. 코원시스템은 신제품 'L2 TC'를 출시했다. 지상파DMB, PMP 기능 등을 갖추고 있으며, 터치스크린 방식 7인치 와이드 LCD에 엠앤소프트 지니 지도를 사용한다. TC(Traffic Caster)는 수년간 축적된 도로교통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도로의 정체상황을 알려주는 새로운 개념의 도로소통 예측정보 시스템을 말한다.

MP3 플레이어로 유명한 레인콤이 '아이리버 NV(엔비)'를 출시했다. 7인치 액정과 보조액정, 맵피 유나이티드 탑재, 듀얼코어 CPU, 2개의 SD메모리 카드 슬롯, USB 호스트 기능 등을 갖췄다. 제품 우측에는 1.15인치 PMOLED 보조 액정을 단 것이 눈길을 끈다. 기본 용도는 방향 지시 및 안전 운행에 관한 각종 아이콘을 표시해주는 것. 운전 중에는 터치방식보다 조작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보조 배터리를 기본 장착했기 때문에 차량 시동을 켜거나 끌 때 내비게이션이 다시 부팅되는 단점을 없앨 수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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