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신당, 정상적 選擧운동으로 돌아가야

대통합민주신당이 어제 서울 한복판에서 장외집회를 가졌다. 이틀째다. 검찰의 BBK 수사가 자기들 뜻대로 나오지 않은 데 대한 항의시위다. 이날 정동영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진실 은폐 뒤에는 거대한 음모가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날 저녁 열린 대선 TV합동토론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며 국민저항이 따를 것이라고 흥분했다.

오로지 BBK '한방'에 목을 매다 '헛방'으로 끝나 공황상태를 보이는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대선이 물건너간 것 같은 불안감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검찰 수사를 믿고 안 믿고는 각자 자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사 결과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려면 그에 합당한 반박논리를 갖춰야 한다. 조목조목 증거를 들이대고 따져야 대중적 설득력이 생기는 것이다. 무턱대고 수사 전면 무효를 선언하고 거리로 뛰쳐나가는 것은 길을 한참 잘못 든 것이다.

검찰은 사기꾼의 거미줄 같은 거짓말을 규명하기 위해 계좌 추적, 문서 감정, 증인 확보 같은 입체적 과학적 수사기법을 망라했다. 수사 발표 때는 "의심나는 것 뭐든 물어 보라"며 3시간 동안이나 질문에 응했다. 신당은 그런 검찰은 믿지 않고 사기꾼을 "성공한 이민 2세, 대한민국 엘리트"라고 떠받들고 있다. 아무리 이성을 잃었다 해도 공당으로서 분별 없는 언행이다.

신당은 정상적 선거운동으로 돌아서야 한다. 그렇게 기를 쓴 BBK 한방은 수사 발표 전이나 이후나 별무 소득 아닌가. 여전히 10%대인 정 후보 지지율의 의미를 새겨야 한다. 이번 대선은 네거티브가 통하지 않는다는 증좌다. 그런데도 끝까지 네거티브를 고집한다면 국민은 더 고개를 돌릴 것이다. 정책대결이 그리 어려운가. 그렇다면 차라리 신당의 멍에인 노무현 정권 5년을 공격하는 게 한 표라도 더 도움이 될 게 아닐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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