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상권 붕괴냐, 동성로의 부흥이냐.'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설치 여부(본지 3월 31일자 9면)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일 오전 대구시의회 소회실에서는 공무원, 시민단체, 동성로상가번영회 및 대현지하상가 상인 등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횡단보도 설치 찬반'을 둘러싸고 간담회까지 열렸다.
대현지하상가 상인들은 '결사반대'를 외쳤다. 지하상가를 찾는 고객이 이탈해 상권이 몰락하고 가뜩이나 택시나 버스로 뒤엉켜 있는 지상의 교통여건이 악화된다는 논리였다. 한 상인은 "지하도 계단 수는 25개뿐이고, 리프트도 있어 교통약자의 보행권이 보장된다"고 주장했다.
시와 구청, 시민단체 측의 얘기는 달랐다. 대우빌딩부터 한일극장 앞까지의 동성로 상권이 지하도로 인해 흐름이 끊겨 찾는 이가 없고, 교통약자들의 지하도 이용도 불편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우빌딩~한일극장~반월당 등 전체 동성로 상권이 지상에서 한 길로 이어지면 유동 인구가 많아져 동성로 전체 상권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동성로를 찾는 모든 대구시민이 지하도냐, 횡단보도냐를 선택할 수 있는 보행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보탰다.
동성로 횡단보도 설치 여부를 놓고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자신들의 입장을 주장하고 설득하는 간담회 소식은 반갑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주장만 펼쳐서는 상처만 남는다.
우선 시와 구청이 나서서 필요한 자료를 모으고 조사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실제 한일극장 앞 지하도 이용패턴이 쇼핑을 위해선지, 길을 건너기 위한 것인지 시민들에게 물어야 한다. 이미 빈점포로 슬럼화되고 있는 대우빌딩~지하차도(한일극장 앞)간 상권과 교동시장 상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알아보자. 횡단보도 설치 여부 논의는 그 다음이다. 이번 논란은 서문시장·반월당·중앙·두류네거리, 봉산육거리 등 끊임없이 횡단보도 설치 요구가 높은 곳에 대한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지하상권도, 지상상권도 함께 부흥시킬 해법을 기대한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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