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미스의 책 '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은 인구 63억 당시의 지구를 100명이 사는 마을로 축약했을 때 지구촌의 지형도를 그리고 있다. 인종'언어'환경 등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는데 그중엔 이런 내용도 있다. '마을에 사는 사람들 100명 중 20명은 영양실조이고, 1명은 굶어죽기 직전이고, 그러나 15명은 비만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추세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피지는 그 대표적 사례다. 생선'과일 등을 주식으로 하던 원주민들은 원래 날씬한 체형이었으나 패스트푸드를 즐겨먹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전국민의 절반 이상이 뚱보가 돼버렸다.
미국은 이미 2001년에 인구의 61%가 과체중, 성인 비만 인구는 30%를 넘어섰다. 비만과의 전쟁이야말로 미국이 진짜 치러야 할 전쟁이라는 지적이 나올 만 하다. 영국도 2003년 이후 성인 비만 증가율이 매년 38%포인트에 이른다 한다. 오죽하면 '피트니스 장관(minister for fitness)'까지 새로 두었을까.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005년부터 비만 인구가 전체 국민의 32%를 넘어섰으며, 그에 따르는 사회'경제적 비용만도 연 1조8천억 원에 이를 정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과체중 및 비만인구가 10억 명이며, 2015년엔 15억 명이 비만에 따른 건강 문제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WHO의 지적처럼 비만은 이제 '전세계에 퍼지고 있는 무서운 유행병'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의회가 비만 추방을 위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만한 파격적인 조치를 내놓아 화제다. 앞으로 1년간 남부 LA 지역에서 맥도널드 같은 패스트푸드 음식점 개업을 완전 금지시키는 조례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비만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패스트푸드를 원천 봉쇄해서라도 비만을 퇴치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비만인구 비중이 낮은 일본조차 지난 4월부터 '국민 뱃살 빼기'에 돌입했다. 40~74세 근로자 및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연 1회 허리 둘레를 재 기준치 초과자들에겐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받게 하고 6개월 후에도 줄지 않으면 재교육과 함께 기업엔 벌과금을 물린다고 한다. 바야흐로 '비만'은 전 지구촌의 '공공의 적'이 됐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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