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 院구성 또 결렬…곤혹스런 홍준표

타결 일보 직전까지 갔던 여야 간의 원구성 협상이 장관인사청문특위 구성문제 때문에 결렬되자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홍 원내대표와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대표단 6인은 31일 오후 '끝장볼 때까지 협상을 하자'며 머리를 맞댄 끝에 법사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를 봤으나 새로 임명된 3개 부처 장관에 인사청문특위 구성에 합의를 보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이 과정에서 홍 원내대표는 청문특위를 구성하자는 민주당 측의 주장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인사권을 가진 청와대 측과 조율했으나 청와대 설득에 실패했다. 국회가 법에 정해진 20일 기한(7월 30일)내에 새 장관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별도 조치 없이 단독으로 장관을 임명할 수 있으며 이는 법과 원칙에 관한 것으로 함부로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거부 이유다.

이에 민주당이 협상결렬의 책임을 청와대 측에 돌리고 비난하고 나선데다 청와대는 172석의 의석을 갖고도 야당에 끌려다니고만 있는 원내대표단의 협상력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흘리자 홍 원내대표가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1일 "모든 책임은 국회가 직무유기를 한 데 있다"며 "이를 정치적으로 풀려고 시도했지만 청와대가 당사자가 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고 법에 없는 정치적인 타협을 하게 되면 앞으로도 많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해서 타결할 수가 없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민주당 주장대로 인사청문특위를 구성하자고 합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청와대가 거부해서 협상이 결렬된 것이 아니다"며 홍 원내대표를 거들고 나섰다.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여야 간에 합의가 됐는데도 청와대의 거부로 결렬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관련 법의 미비로 인한 사태를 정치적으로 풀자고 한 것을 실정법 운운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과반수가 훌쩍 넘는 172석의 의석을 갖고도 81석의 야당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의 협상력을 지적하는 여권내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금껏 고집하던 법사위원장자리까지 야당 측에 넘겨주면서 청와대까지 끌어들였지만 협상결렬의 책임만 뒤집어썼다는 것이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172석이든 200석이든 원구성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정치현실 아니냐"며 "단독구성하라고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런 비판은 온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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