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잇단 수입식품 위생불량을 걱정한다

정부가 허용 기준치 이상의 다이옥신이 검출된 칠레산 돼지고기에 대해 18일 검역을 전면 중단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최근 칠레에서 수입한 돼지고기 11t을 검사한 결과 다이옥신이 허용 기준치의 3~4배인 6.2∼8.3pg(피코그램)이 나왔다. 다이옥신은 PVC 제재가 포함된 폐기물 등을 태울 때 발생하는 독성 물질이다.

검역 당국은 아직 시중에 유통되기 전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보다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해서는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문제는 특정 칠레산 돼지고기에서만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달 3일과 10일에도 다이옥신이 검출된 바 있는데 이번까지 세 차례 모두 다른 작업장에서 처리한 것이다. 한국 수출 승인을 받은 칠레 작업장 6곳 중 절반에 해당한다. 이래서야 소비자들이 칠레산을 안심하고 먹을 수 없는 것이다. 칠레산은 지난해 4만5천t가량 수입됐는데 미국산 다음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다.

게다가 최근 미국산 쇠고기 분쇄육에서도 병원성 대장균인 O157이 검출돼 대량 리콜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것도 한국으로 쇠고기 수출 승인을 받은 미국 내 가공작업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정부가 미국 측에 해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무런 답변도 없는 상태여서 소비자 불안은 커지고 있다. 분쇄육은 국내에 수입되지 않지만 같은 작업장에서 벌어진 일이라 오염되지 않았다는 보장 또한 없다.

이런 먹을거리 비상에 정부가 안이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보다 철저한 검역 조치는 물론 현지 점검을 통해 오염 경위를 파악하고, 재발 방지책이 세워지지 않을 경우 수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식품 안전은 한 치도 마음 놓을 수 없는 정부의 기본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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