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주총 시즌을 맞아 대구경북지역 상장기업마다 '사외이사' 교체가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유명인들'의 사외이사 진입도 잇따르고 있는 중.
이런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상장기업들이 사외이사에 대해 얼마만큼의 대우를 해주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소장 배정득) 집계결과, 1년에 무려 7천만원 가까운 보수를 챙겨가는 '프리미엄급 사외이사'가 있는가하면 연간 150만원만 받는 '소액 사외이사'도 있었다. 사외이사 간에 무려 40배나 보수 차이가 난 것이다.
◆누가 대장 사외이사?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가 지난달과 이달 사이 주총을 치르는 12월 결산 대구경북지역 상장기업들을 중심으로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사외이사 중 1인당 연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사람은 POSCO 사외이사들로 1인당 6천587만2천983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POSCO의 사외이사는 모두 9명으로 POSCO는 사외이사 보수 비용으로만 연간 5억9천285만6천여원을 지급하고 있었다.
제일모직이 그 다음이었다. 제일모직의 사외이사들은 1인당 5천520만원을 받고 있었다.
코스닥등록기업인 소디프신소재는 대기업이 아니지만 사외이사에게 5천189만여원을 책정해주고 있다. LG마이크론 역시 코스닥업체지만 4천800만원이나 됐다.
그 뒤를 대구은행이 잇고 있었다. 대구은행의 사외이사들은 4천81만여원의 보수를 받고 있었다. 대구시내 본사 기업으로는 사외이사 보수가 가장 많았다.
사외이사 보수가 3천만원대인 기업은 포스코강판(3천744만원)·제일테크노스(3천600만원)·삼정피앤에이(3천600만원)·아이메카(3천548만원)·포스렉(3천500만원)·KH바텍(3천356만원)·남선알미늄(3천300만원) 등이었다.
20일 주총에서 조해녕 전 대구시장을 새 사외이사로 영입한 화성산업의 사외이사 연 보수는 1천200만원이었고 이의근 전 경북도지사를 사외이사로 뒀던 대구도시가스는 1천800만원이었다.
◆수고비 정도만
연간 보수가 수백만원에 불과한 사외이사들도 많았다.
대구경북지역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가운데 사외이사의 연 보수가 가장 적은 회사는 C&우방랜드. 이 곳의 사외이사는 연 250만원의 보수를 받고 있었다. 파브코와 평화산업이 각각 400만원이었고 C&우방과 평화홀딩스는 500만원이었다. 제일연마는 600만원.
역내 코스닥 등록기업들은 더 적은 곳이 다수였다. IC코퍼레이션의 사외이사 3명은 각각 연 150만원의 보수만 받고 있었다. 레이젠 역시 2명의 사외이사가 각각 150만원씩을 받는 것으로 공시됐다. POSCO와 비교한다면 무려 40배 차이가 나는 것이다.
미주제강은 200만원, 대동금속·경창산업 500만원, 대진공업·홈센타 600만원 등이었다.
◆사외이사는 어떤일 하길래?
회사의 경영을 직접 담당하는 이사 이외에 외부의 전문가들을 이사회 구성원으로 선임하는 것이 사외이사 제도다. 대주주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을 이사회에 참가시킴으로써 대주주의 전횡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회사의 경영상태를 감독하고 조언하는 것이 사외이사의 주임무다.
그러나 대주주나 경영진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한 당초의 목적과는 달리 오히려 경영진의 요구에 순응하는 역할을 하는 사례도 있다. 또 경영진이 사외이사를 친위세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인사들로만 꾸리는 경우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많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부터 상장회사에 한해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두도록 했다. 이런 규정에 따라 상장회사에서는 다른 기업체 임직원 출신이나 교수·공무원 등을 사외이사로 임명하고 있다.
권상장(계명대 석좌교수) 금융경제선물원장은 "바깥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사외이사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 사외이사 제도의 장점을 잘 살려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 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 사외이사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하고 전문성 있는 사람들을 영입해야한다. 너무 많은 보수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겠지만 사외이사의 명예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지나치게 낮은 보수는 다소 조정해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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