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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李-親朴 거리두기…'朴心' 기울지 않았다

▲ 4·29 경주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정종복 전 의원이 서상기 대구시당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제공=한나라당 경북도당
▲ 4·29 경주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정종복 전 의원이 서상기 대구시당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제공=한나라당 경북도당

4·29 경주 재선거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정종복 전 의원과 무소속 정수성 후보의 마음이 30일 대구를 찾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로 향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이날 열린 '대구경제살리기 대토론회'에만 집중했을 뿐 재선거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전날 한나라당 공천을 확정한 정 전 의원은 토론회가 열린 대구 인터불고엑스코호텔에 일찌감치 도착해 김범일 대구시장,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북구갑)과 함께 박 전 대표를 기다렸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수백여명의 지지자들과 취재진들이 기다리고 있는 정문을 피해 지하주차장에서 행사장으로 곧장 들어갔다. 이후 정 전 의원은 토론회 자리에 앉은 박 전 대표에게 다가가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인사하며 악수를 청하자 박 전 대표는 살짝 웃으며 "네"라고 답한 뒤 짧게 악수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나 주변에서 기자들이 사진을 찍으려 하자 '사진 같은 것은 찍지 마시라'고 말해 한나라당 당직자들만 사진을 찍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만남에 대해 "공천 인사차 들렀을 뿐"이라며 "대구경북과 나라를 위해 경주 재선거가 친이-친박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무소속 정 후보도 이날 대구 행사장엔 참석하지 않았지만 박 전 대표를 만나러 동대구역으로 마중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이 원치 않아 KTX 대신 승용차편으로 대구에 도착, 결국 무산됐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정 후보 측은 "대구에 가려는 계획은 전혀 없었다"며 "한나라당 행사에 무소속 후보가 갈 이유가 없다"고 부인했다.

박 전 대표는 토론회 마무리 인사에서도 "의료관광은 대구의 신성장 동력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분야"라고만 언급했을 뿐 다른 얘기는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정 전 의원과) 어떤 얘기가 오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 말이 없다"고 말했고, 경주 재선거와 관련된 다른 질문에도 일절 답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처신은 자신의 행보가 경주 재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는 친박 진영 인사들에게 "이번 재선거는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치러져야 한다"고 말해 왔고, 친박 인사들 역시 박 전 대표가 경주 등 재보선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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