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윤호기가 두 번째 수필집 '마음은 아직 그곳에'를 출간했다. 이번 작품집에는 시적인 표현들이 많다. 지은이가 수필을 쓰기 전에 시를 공부한 덕분이다. 그렇다고 그의 수필에 과장이나 꾸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은이는 다만 내용 못지 않게 형식미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초여름 모심기 철이 되면 물을 가득 가두어 놓은 논에는 개구리들의 합창 소리가 가득 어우러지고, 그 논물 위로 서산의 산봉우리는 몸을 담근다' -무형의 박물관- 중에서.
'가을이 오니 어김없이 소슬바람에 우수수 낙엽이 날린다. 들녘에는 임무를 끝낸 허수아비가 허허하게 서 있다.' -해마다 피는 꽃은 같은 꽃인데- 중에서.
윤호기는 고희를 넘긴 작가다. 그래서 그가 다루는 주제는 고향, 지나온 길, 농촌, 가난, 인연, 삶의 무게 등 '세월'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수필집 '마음은 아직 그곳에'를 통해 수필가 윤호기의 개인적 삶뿐만 아니라 우리 아버지들이 살아왔던 세월을 읽을 수 있겠다. 담담하고 간결한 문체 역시 윤호기 수필의 특징이다. 240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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