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에서 유골 안치까지 22시간 가까이 800km가 넘는 여정을 마치고 봉하마을에 돌아온 유족들은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30일 오전 2시 30분쯤 봉화산 정토원에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을 안치한 유족들은 허탈감에 휩싸인 듯했다.
인생에서 가장 긴 하루를 보냈을 권양숙 여사는 거의 탈진 상태였다. 권 여사는 1시간여에 걸친 안치식을 끝내고 수광전 앞마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색은 창백하게 질려있었고, 걸음조차 여의치 않았다. 수광전에서 경호 차량까지 10m에 불과했지만 권 여사는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의 부축을 받아야했다. 밤을 지새우며 봉하마을을 지킨 노사모 회원들과 추모객들이 "여사님 힘내세요", "건강하세요"라고 외치자 권여사는 연방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는 다소 부은 얼굴이었지만,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건호씨는 한 마디 해달라는 추모객과 노사모 회원들의 거듭된 요청에 "어머니를 대신해 지금 여기 있는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며 인사를 한 뒤 고개를 숙였고, 권 여사도 손을 합장하고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다른 유족들은 유골 안치가 끝나자 대형 버스가 주차된 정토원 인근 공터까지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형 건평씨도 무겁고 지친 표정으로 내려와 탑승할 차량을 찾았다. 건평씨는 삼우제를 마친 뒤 내달 1일쯤 재수감될 예정이다. 건호씨와 정연씨는 당분간 사저에 머물며 권 여사를 돌볼 것으로 알려졌다. 봉하마을에서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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