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철우의 공연 찍어듣기] 내가 사랑하는 모차르트

22일~24일 공간울림 연주홀·수성아트피아·호텔인터불고 엑스코

대학가의 방학이 시작되면 음악 공연계도 거의 휴식기를 갖게 된다. 지난주까지 대구를 분주하게 했던 제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도 19일까지 문화예술전용극장(문의 053-256-0369)에서 열리는 '소울메이트' 외에 거의 모든 공식 일정이 종료되고 있다. 아직도 뮤지컬 공연에 아쉬움이 있는 마니아들은 이 공연을 검색해 봄이 어떨까 싶다.

그리고 이 7월, 의미 있는 음악회가 별로 없을 법한 시기에 아주 소박한 한 음악제가 개설되어 소개하고자 한다. '섬머 페스티벌(Summer Festival) 2009 - 내가 사랑하는 모차르트'. '모차르트와 함께하는 가족 여름휴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 걸고 있기도 하다. 22일부터 24일까지 공간울림과 수성아트피아, 그리고 호텔인터불고 엑스코에서 열리는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반까지 즉흥연주와 재즈까지를 섭렵하는 다양한 특강과 마스터 클래스, 그리고 음악회가 진행된다.

이 음악제는 수성구의 작지만 아름다운 문화공간인 전문예술단체 공간울림(대표 이상경·오르가니스트)에서 기획하고 주관하여 만든 음악제로서 이번 행사가 첫 번째 음악제이다.

초대의 글에서 이상경 대표는 '유럽에서 여름을 보내노라면 구석구석, 아주 작은 마을마다 열리는 그들의 여름축제, 그것과 닿아있는 그들의 일상이 늘 부러웠습니다. 간소하게 살지만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는 그네들의 그 무형의 것에 대한 존중도 함께…' 그래서 지금은 작게만 느껴지지만 삶에 있어서 지금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일을 이렇게 시작하노라고 이 음악제의 창설취지를 밝히고 있다.

대구에도 여러 국제적인 음악 축제들이 있지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대중적 관심사와는 거리감이 있는, 전문성을 갖는 음악의 분야별 축제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대구는 가장 많은 클래식 현대음악의 축제를 열고 있다. 대구국제현대음악제, 영남국제현대음악제, 동아시아국제현대음악제, 대구국제뉴미디어아트페스티발. 그러나 아직도 시민과 같이 호흡하며 즐기는 음악축제로 이 음악제들을 문화상품화 하는 데는 노력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함이 많다. 더구나 이 국제음악제들이 외국의 음악 마니아들이 찾아와서 돈을 쓰고 가게 만드는 명실상부한 문화상품으로서의 음악 축제가 아니라 외국의 음악가들을 모셔와서 행사를 하는 성격의 축제들이기에 음악계의 내부적 아쉬움이 적지 않다. 물론 조직적이고 구체적인 재정 지원과 정부의 행정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그보다도 아직은 작지만 우리다운 것들이 부족한 문화적 미성숙함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형 행사를 해야만 하는 문화적 환경과 사회적 인식 부족, 그리고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좁혀져 가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섬머 페스티벌 2009 - 내가 사랑하는 모차르트'는 너무 거창한 행사여서 찾아가기가 쉽지 않은 여느 축제들과는 다르게 쉽게 접근하고, 아는 만큼 즐기고, 시간을 내는 만큼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살찌게 하는 음악제라는 생각에 기대감도 크다. 아직은 시작이지만 이런 작은 움직임이 더 많이 늘어나 우리 사회 문화 환경이 내실있게 다져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의 053-756-5532,5632.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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