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뛴` 볼트, 200m 또 세계新

'혼자 뛴' 볼트, 200m 또 세계新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가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에서도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 폭발적인 질주를 이어갔다.

볼트는 21일 오전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펼쳐진 대회 남자 200m 결승에서 19초19를 기록,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 세계 기록 19초30을 0.11초나 단축하며 정상에 올랐다. 17일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58의 세계 기록으로 우승한 볼트는 두 번의 레이스에서 모두 세계 기록을 세우며 2관왕을 달성했다.

준결승에서 20초08을 찍고 전체 1위로 결승에 오른 볼트는 이날 결승에서 5레인을 배정받았다. 타이슨 게이(미국)가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해 경쟁자가 없었지만 볼트는 자신과의 싸움을 준비하는 듯했다. 한 번의 부정출발 후 스타트 총성과 함께 총알처럼 블록을 박차고 나간 볼트는 곡선 주로에서 6번 레인의 알론소 에드워드(파나마)를 따라잡았고 이후 직선 주로부터는 100m 넘게 단독 질주를 펼쳤다.

올림피아 슈타디온을 가득 메운 7만여 관중들은 전광판에 순간적으로 19초20이라는 숫자가 켜지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새로운 기록 탄생을 축하했다.공식 기록은 19초19로 0.01초가 줄었고 팬들은 더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2위는 19초81을 찍은 에드워드가, 3위는 19초85로 들어온 월러스 스피어먼(미국)이 각각 차지했다.

볼트는 스타트 반응 속도에서도 0.133초로 가장 빨랐고 이후 특유의 폭발적인 스퍼트로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우승, 이날 자신의 23번째 생일을 자축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이후 더욱 진화하며 화려한 '1인 천하' 시대를 이어가고 있는 볼트는 100m와 200m 우승 상금으로 각각 6만달러, 신기록 보너스로 각각 10만달러 등 총 32만달러를 챙겨 명예와 부를 동시에 잡았다.

볼트는 경기 후 "세계 신기록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매우 피곤했지만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레이스는 썩 맘에 들지 않았지만 가장 빠른 기록이 나왔다"며 특유의 넉살로 소감을 말했다. 볼트는 23일 오전 3시50분 열릴 400m 계주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다섯 번째 3관왕과 세계 신기록에 도전한다.

한편 남자 110m허들 결승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 다이론 로블레스(쿠바)가 준결승에서 허벅지 근육통 부상을 입는 바람에 라이언 브레스웨이트(바베이도스)가 13초14를 찍고 우승, 새 황제가 됐다. 여자 400m 허들 결승에서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챔피언 멜라니 워커(자메이카)가 52초42의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크로아티아의 193cm 장신 블랑카 블라지치는 여자 높이뛰기에서 2m4를 넘어 대회 2연패를 이룩했다.

한편 여자 200m 준결승에서는 이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앨리슨 펠릭스(미국)와 2004, 2008년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한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자메이카)이 결승에 진출, 양국간 또 한번 자존심 대결을 벌이게 됐다.

베를린에서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