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국책사업을 반대하며 단일대오를 유지하던 야권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세종시 수정,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정당마다 이견이 분출되고 있고, 민주당은 예결위 구성을 놓고 적전분열 상태다.
민주당 지도부가 국토위의 4대강 예산 처리를 날치기로 규정하면서도 예결위는 정상 운영키로 하자 비주류 측이 강력히 반발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말로는 원천 무효라면서 예결위에 들어가는 모순이 어디 있느냐"며 "예결위에 참여하면 한나라당과 공범(共犯)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강래) 원내대표가 사람이 너무 좋으니까 여당이 만만하게 보는 것"이라며 다른 위원회를 보이콧하며 확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공격받던 이강래 원내대표는 "공범?"이라고 되물으며 인상을 찌푸렸고, 이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 원내대표가 불쾌감을 드러냈지만 현 지도부에 대한 비판은 비주류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재보선 이후 잠잠했던 '조기 전대론'까지 고개 드는 등 당내 갈등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명숙 전 총리의 대한통운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초당적인 대응을 한다고 다짐하고 있으나 방어 목적에 있어서는 계파 간 셈법이 달라 보인다. 주류 측의 구명 목적은 내년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민주당 후보 확보 차원인 반면 친노 세력은 신당의 원동력을 확보하려는 눈치다.
민주당은 또 4대강과 세종시에 대해 창조한국당과 멀어지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예산 문제 모두에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자유선진당은 세종시 원안 추진에 당력을 총결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지 기반과 정체성이 다른 양당이 세종시 주도권 경쟁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 공동전선이 조만간 무너질지 모른다는 관측이 팽배하다. 다급해진 민주당은 친박연대에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야권 공조 분열로 몸값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친박연대는 민주당의 제의를 정중히(?)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