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그넘 대구展' 100배 즐기기…작가 작품세계<下>

한국 분단의 풍경 앵글에 파키스탄 난민촌 모습들

2월 15일까지 열리는 '매그넘 코리아 대구특별전'. 매그넘을 대표하는 작가 20명 중 크리스 스틸 퍼킨스부터 구보타 히로지까지 7명의 작품세계를 알아보자.

크리스 스틸 퍼킨스는 인류애와 사회 문제에 몰두하는 사진작가다. 주제관 중 '한국의 사회상'에서 그의 작품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으며, 작가전에서는 군인의 모습을 통해 한국사회에 분단이 미치는 영향과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스튜어트 프랭클린은 옥스퍼드대에서 박사 학위(지리학)를 받은 사진작가다. 인간과 환경에 관심을 둔 장기 프로젝트에 집중하며, 특히 유럽의 변화하는 풍경, 기후 변화의 양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89년 중국의 톈안먼 광장에서 탱크에 홀로 맞선 남자의 모습으로 월드프레스포토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작가전에서 한국 분단의 풍경을 소재로 삼았다. 한국 분단의 풍경은 강렬하지 않다. 색조가 부드러운 정경에는 조용한 대화가 깃들어 있는 듯하다.

이언 베리는 2007년 1월 11일 숭례문을 촬영했다. 세계적인 사진작가가 촬영한 마지막 기록이다. 사진에 찍힌 한국인들은 슬퍼 보인다. 숭례문 소멸의 공포와 그리워하게 될 국보 1호를 예견이라도 한 것일까.

스티브 맥커리는 1983년에 아프카니스탄과 파킨스탄의 국경 지역으로 갔다. 파키스탄 난민촌에서 바람에 펄럭이는 야외 텐트의 그늘 속에서 구소련군 헬리콥터의 공격으로 가족을 잃은 12세의 아프카니스탄 소녀의 얼굴을 촬영했다. 누더기 옷을 입은 채 분노에 찬 초록빛 눈의 소녀 사진은 지금까지 전쟁의 정체를 드러내는 얼굴로 잊혀지지 않고 있다. 이 사진은 내셔널지오그래픽 1985년 6월호 표지에 실렸다. 이후 그는 수많은 국제 분쟁지역, 가령 이란-이라크 전쟁, 구유고슬라비아 연방 분열, 베이루트, 캄보디아, 필리핀, 걸프전 등을 취재했다. 이번 작가전에서는 한국의 문화를 담았으며, 특히 불교 작업이 돋보인다.

많은 상을 받은 바 있는 토마스 햅커는 서울의 상징인 남산타워를 촬영하면서 콘크리트 조형물을 이미지에 포함시켜 프레임 안에 다른 프레임을 만들었다.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통해서 본다는 생동감을 주는 동시에 피사체인 남산을 더욱 강조했다. 르네 뷔리가 촬영한 한국의 도시는 패턴들로 가득 차 있다. 어떤 패턴들은 거대하고, 어떤 패턴들은 세밀하다. 구보타 히로지는 1979~84년 사이 1천일간 중국을 탐방하며 20만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그 사진들이 1985년 '중국'(China)이란 사진집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중국 작업에서 티베트 불교에 관한 사진이 인상적이었는데, 한국 작업에서도 불교를 담았다. 아울러 서울의 광활함을 표현하고자 항공 촬영을 택했다. 한강이 그려내는 커다란 곡선과 대지를 리본처럼 수놓은 도로는 에너지와 생명력이 넘치는 도시 서울을 보여준다. 하늘에서 본 서울의 사진은 도시의 진보와 도시 자체에 경의를 표하는 사진이다. 전시는 대구MBC 특별전시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린다. 053)422-4224. 티켓예매 1544-1555.

도움말=㈜유로크레온/한국매그넘에이전트 대표 이기명

사진제공=Magnum Photos/ 유로크레온-한국매그넘에이전트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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