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령사랑 담긴 군민들의 합주 '딴따단∼'

대가야관악단

지난해 12월 고령 대가야국악당에서 열린 송년 음악회에서 대가야관악단은 감동적인 공연으로 청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진 대가야관악단 제공
지난해 12월 고령 대가야국악당에서 열린 송년 음악회에서 대가야관악단은 감동적인 공연으로 청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진 대가야관악단 제공

"기대해 보세요. 고령의 명예를 걸고 멋진 솜씨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경인년 호랑이 해를 맞아 7일 오후 고령군 고령읍 내곡리 대가야관악단 연습실에서는 칼바람 추위도 아랑곳없이 단원들의 열기로 넘쳐나고 있었다. 고령의 명예를 걸고 신년 초부터 악기 연주에 여념이 없는 단원들은 바로 순수 아마추어들로 구성된 '대가야관악단' 단원들. 이들은 지난해 12월 18일 고령 국악당에서 군민들을 대상으로 송년 음악회를 가졌던 주인공들이다.

특히 호랑이띠인 두 남녀 단원의 각오와 열성은 남달랐다. 1974년생 호랑이띠로 트럼펫 연주자인 전종섭(36·우곡면 대곡리·농업)씨는 "취미로 시작한 연주 활동이었는데 이제는 군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 너무나 기쁘다"면서 "올해에도 호랑이 기운을 받아 더 당당한 모습으로 군민들에게 다가서겠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동갑내기 테너 색소폰 연주자인 손순화(36·여·회사원)씨 역시 "연주 활동이 나에겐 삶의 활력소로, 연주를 듣는 사람에게는 위로와 기쁨이 되도록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6년 10월 7명의 멤버로 시작한 대가야관악단은 현재 김영철(58) 단장을 주축으로 36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김 단장은 "고령이 전통과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대내외에 알리고, 어울림과 소통의 연주로 즐거운 음악세계를 추구하기 위해 관악단을 결성했다"고 말했다.

지휘자 신석봉(44·안동대 전임강사)씨를 제외하고는 그냥 관악이 좋아서 모인 순수 아마추어들이다. 중고교 시절 취미로 악기를 다룬 경험이 있거나 군악대에서 활동했지만 20, 30년을 훌쩍 지나 다시 악기를 잡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 중에는 생전 처음 악기를 접한 단원도 있다. 이들의 악기는 타악기 몇 개를 제외하고 플루트, 클라리넷, 알토 색소폰, 테너 색소폰, 트럼펫, 트롬본, 호른, 유포늄, 튜바 등 모두 관악기이다. 직업도 다양해 공무원를 비롯해 주부, 학생, 식당 주인, 농민 단원도 있다. 초·중학생 5명도 참여하고 있다.

트럼펫을 연주하는 정혜원(12·합천초교 6년)양은 "매주 두번 고령까지 연습하러 오기 힘들지만 아저씨들과 즐겁게 연주하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공부도 더 잘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음악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며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가야 축제 등 지역 행사는 물론 전남 함평, 충북 제천 등 전국에서 초청 요청이 오면 어김없이 짐을 꾸린다. 이제는 뛰어난 연주실력이 입소문을 타는 바람에 먼 곳에서 공연을 요청해오는 단체도 많다.

연주곡은 영화음악이나 팝송, 국악, 트로트 메들리 등 대중이 즐겨 듣는 음악이며, 연주할 수 있는 곡이 약 30여곡이지만 새로운 곡을 위해 일주일에 두번(매주 화, 목요일) 연습한다.

김 단장은 "지금까지 힘들었지만 열심히 잘 해왔다"며 "올해에는 관악단이 호랑이처럼 위풍당당하게 우뚝 서는 해가 되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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