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문경 산북의 마을들

안동대학교 안동문화연구소 지음/예문서원 펴냄

경북 문경은 경상도의 문화가 한강, 낙동강 유역으로 통하는 길목이다. 문경에서도 동북쪽에 자리 잡은 산북면은 처가나 외향을 따라 온 사족들을 중심으로 여러 종가(宗家)가 만들어지고, 동성 마을이 형성된 곳이다. 산북은 종가를 기반으로 이런저런 연고를 가진 인물이 배출됐고, 이들을 모시기 위한 서원을 건립했다. 장수 황씨, 안동 권씨와 안동 김씨, 근암서원이 그 예이다.

안동대 안동문화연구소가 펴낸 '문경 산북의 마을들'은 문경의 네 마을인 서중리, 대상리, 대하리, 김룡리의 연구를 통해 사라지는 역사를 보존하고자 한다. 산북의 사람들은 일제 강점기에는 토지를 잃고 소작농으로 전락하거나 만주·일본으로 떠나기도 했는가 하면 마을 단위의 교육 운동을 전개하거나 항일독립운동의 길로 나서기도 했다. 해방 후에는 근대화·산업화의 물결을 따라 선진화된 마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벌였다. 산북은 문화가 움직이는 길목으로서 우리 민족사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책은 권·김·박씨 3성이 집단 부락을 형성한 '서중리', 개울을 사이에 두고 상하로 나뉜 '대상리'·'대하리', 운달산 아래 농촌 마을 '김룡리'의 인문적 사료와 역사에 대해 얘기한다. 376쪽, 1만8천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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