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결혼이주여성 지원 정책 겉돈다

상담'지도 전문인력 부족, 정착 프로그램 개발은 엄두도 못내

경북 각 시'군의 다문화가정 보살핌 인력이 크게 부족한데다 대다수 비정규직으로 채워져 결혼이주여성들의 사회적응 및 정착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때문에 실무 전문인력 배치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상담'지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산시 609가구, 청도군 184가구, 고령군 156가구 등 총 949가구의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경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직원 수는 고작 5명이다. 센터 운영(2명)'방문(1명)'언어지도(1명)'통역(1명) 등을 맡고 있는 이들은 모두 비정규직으로 2년마다 바뀌는 상황이어서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사회적응 훈련과 정착을 위한 문화습득 등을 지원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주 2회 8시간씩 직접 다문화가정을 찾아 결혼이주여성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돕는 방문지도사(월 80만원 지급)도 3개 시'군을 합해 고작 25명으로 최대 100명을 지도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는 예산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고 인력지원 시스템이 가동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와 관할 지자체는 다문화가정 지원에 전력을 쏟고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책적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

경산시의 지난해 다문화가정 관련 예산은 3억5천만원(올해도 같은 수준)으로 대부분 센터 직원 인건비와 방문지도사 급여 등으로 지출돼 실제 결혼이주여성들의 사회적응'정착에 대한 체계적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센터 직원은 비정규직으로 2년마다 교체되는데다 방문지도사 수도 태부족해 결혼이주여성들의 한국어 교육'아동양육'임신'출산'교육 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사회 정착 프로그램 개발은 엄두를 못 내 실무 경력자 양성과 배치가 절실하다.

특히 만성질환이나 고부 간 갈등, 부부 간 불화 등 가정생활에서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상담과 해결방안 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까지 발생,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진량읍에서는 우울증을 앓던 베트남 결혼이주여성(26)이 목을 맨 채 숨졌는가 하면 2008년에도 한 결혼이주여성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산시 장호원 사회복지과장은 "현재 다문화 관련 예산의 대부분이 인건비로 쓰이는데다 전문인력이 부족해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전담직원과 방문지도사 등 증원이 절실하고, 관할 병'의원과 연계해 상담'치료 멘토링제도를 도입하는 등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산'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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