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4일 전국적으로 폭설이 내렸다. 좀처럼 눈 구경하기 힘든 대구에도 많은 눈이 내렸다. 대구의 경우 낮시간 눈이 내리다 그쳤기 때문에 교통 혼잡은 심하지 않았지만 서울은 교통지옥으로 변했다.
눈이 오는 날이면 제설차가 다니면서 염화칼슘을 뿌리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4일 서울시는 인력 1만명과 장비 1천200대를 동원해 3천636t의 염화칼슘을 살포했다. 그러면 눈이 올 때 왜 염화칼슘을 뿌리는 것일까. 그것은 어는점을 내리는 효과 때문이다. 일상의 조건이면 물은 섭씨 0도에서 언다. 하지만 불순물이 섞이면 어는 점은 0도 밑으로 내려간다. 염화칼슘 농도에 따라 어는점이 내려가는 정도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물에 염화칼슘을 충분히 섞으면 영하 50도에서도 얼지 않는다고 한다.
많은 물질 가운데 굳이 염화칼슘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염화칼슘의 놀라운 능력 때문이다. 염화칼슘은 고체상태에서도 주변 습기를 빨아들여 스스로 녹는 성질이 뛰어난 물질이다. 염화칼슘을 눈 위에 뿌리면 눈을 녹이고 녹은 물의 어는 점까지 낮춰 얼지 않게 만든다.
하지만 염화칼슘 사용에 대한 반론도 있다. 영하 10도 이상 0도 미만에서는 염화나트륨에 소금을 섞은 것보다 제설효과가 떨어진다는 것. 또 염화칼슘이 쇠를 부식시키는 성질을 갖고 있어 차량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환경오염 우려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염화칼슘을 과다하게 사용하면 토양 속 염분 농도가 높아져 가로수와 식물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8월 경기도 파주 통일로 구간에 심은 은행나무 1천800여그루 가운데 100여그루에 고사현상이 나타났는데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원 분석 결과 겨울에 뿌린 염화칼슘의 영향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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